[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의 학교폭력 논란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미발탁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지지 대신 비판을 받고 있는 추신수다.

추신수. ⓒ스포츠코리아
추신수. ⓒ스포츠코리아

추신수는 지난 21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인 'DKNET'에 출연해 WBC 야구 국가대표 엔트리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안우진을 언급했다.

추신수는 "(안우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제 3자로서 들리고 보는 것만 보면 굉장히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외국에 나가서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갖춘 선수"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끝으로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안되는 것도 굉장히 많다. 한국에서는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안우진이)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출장정지도 받았다. (그런데) 국제대회를 못나간다"라며 안우진의 WBC 대표팀 합류 불발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안우진은 휘문고등학교 재학시절 학교폭력 징계로 인해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당해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국가대표팀에 참가할 수 없다. KBO가 주체인 WBC엔 참가할 수 있지만 이강철호로서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안우진은 끝내 이강철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추신수는 안우진의 상황을 아쉬워하며 소신발언을 했다.

안우진. ⓒ스포츠코리아
안우진. ⓒ스포츠코리아

그러나 야구팬들은 추신수의 발언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11년 음주운전 적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대표팀 미합류 등 추신수의 과거 행적들도 도마위에 오르는 중이다. 

추신수 또한 민감한 문제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추신수는 안우진을 위해 말을 꺼냈다. 결국 안우진의 ‘재능’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안우진은 2022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위(2.11), 탈삼진 1위(223개)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야구에 초점을 맞췄고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인 안우진이 국제대회에서 활약하기를 소망했다. 

이를 두고 추신수는 용서라는 단어를 꺼냈다. 한국에서는 잘못한 사람에게 제 2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왜 용서가 어려워졌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했다.

추신수. ⓒ스포츠코리아
추신수. ⓒ스포츠코리아

사실 한국은 최근까지만 해도, 누구보다 '쉬운 용서'를 남발했던 곳이다. 음주운전을 해도 능력과 재능만 있다면 솜방망이 징계를 주고 복귀시키는 일이 많았다. 2000년대 중반 KBO리그에 대형 병역비리 사건이 터졌음에도, 이후 많은 선수들이 현장으로 복귀해 프로야구 선수로서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야구팬들은 이제 남발되는 '쉬운 용서'에 지쳤다. 수많은 팬들이 염증을 느꼈고 변화를 요구했다. 그리고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해 취임 후, ‘클린베이스볼’을 천명했다. 이어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재능을 갖췄던 선수 중 한 명인 강정호의 복귀를 막았다.

이제 재능을 무기로, 용서를 요구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그런데 추신수는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안우진의 재능을 언급했다. 

시대를 역행하고 싶은 야구팬들은 없다. 지금껏 수많은 '쉬운 용서' 속에 지쳤던 야구팬들의 분노는 당연한 결과였다. '안우진 구하기'에 나섰던 추신수의 작심발언은 오히려 야구팬들에게 상처만 줬다. 추신수도 KBO리그 복귀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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