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국가대표 발탁 문제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학교폭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실력을 갖춘 안우진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발언의 역풍이 거세다.

추신수(왼쪽)·안우진. ⓒ스포츠코리아
추신수(왼쪽)·안우진. ⓒ스포츠코리아

추신수는 지난 21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인 'DKNET'에 출연해 WBC 야구 국가대표 엔트리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안우진을 언급했다.

추신수는 "(안우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제 3자로서 들리고 보는 것만 보면 굉장히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외국에 나가서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갖춘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안되는 것도 굉장히 많다. 한국에서는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안우진이)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출장정지도 받았다. (그런데) 국제대회를 못나간다"라며 안우진의 WBC 대표팀 합류 불발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추신수는 끝으로 "이런 불합리한 일을 겪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안우진은 휘문고등학교 재학시절 학교폭력 징계로 인해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당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국가대표팀에 참가할 수 없다. KBO가 주체인 WBC엔 참가할 수 있지만 이강철호로서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안우진은 끝내 이강철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안우진은 더불어 지난 2018년 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추신수의 ‘처벌도, 출장정지도 받았다’라는 발언은 이를 염두한 말로 해석된다.

ⓒ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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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안우진은 출장정지 징계를 모두 소화하고 KBO리그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잘 뛰고 있다. 심지어 안우진은 2022시즌 평균자책점(2.21)과 탈삼진(224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KBO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섰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이처럼 안우진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학교폭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그의 재능을 가로막지 않았다. 안우진은 마음껏 KBO리그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다만 WBC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태극마크는 국가를 대표할 자격을 갖춘 선수들만 달 수 있다. 선수 선발시 실력 외에도 선수의 이력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해야 한다.

‘학교폭력 논란’이 발생한 선수를 국가대표로 발탁한다면, 태극마크의 가치는 떨어진다. 특히 이를 보는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국민들도 상처를 받는다. 안우진에게 내려진 KBSA에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안우진이 국가대표로 뽑히고 싶다면, 학교폭력 논란에서 자유로워져야만 한다. ‘알고보니 학교폭력이 아니었다’를 증명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이 외에는 명예로운 국가대표에 발탁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용서는 국가대표팀과 어울리지 않는다. 

추신수. ⓒ스포츠코리아
추신수. ⓒ스포츠코리아

한마디로 자격이 안되기에, 안우진은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추신수는 마치 안우진을 피해자처럼 묘사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야구팬들은 당연히 이해할 수 없다. KBO리그에서 잘 뛰고 있는 안우진은 있어도, ‘피해자 안우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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