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음악, 1년 반 걸려 완성
150여 곡 넘게 작곡, 그중 90여 곡 음반 발매
“5부까진 인트로, 7부부턴 색채 달라져”
시즌2선 액션씬 늘고 음악적으론 더 거칠고 도발적
‘브레이킹 배드’, ‘카지노’, ‘피키 블라인더스’서 영감
레게부터 록, 블루스 등등 다양한 스타일 녹여
강윤성 감독 첫 드라마, 영화적 색채 강하게 제작
‘카지노’ 연속방송 아니라 불만 높아
매주 편성은 디즈니 본사 결정
시즌2 마지막 회(16부)는 영화 만큼 러닝타임 늘려
대본 받자 영감 떠올라 엔딩 곡 ‘I’m a Money’ 작곡
인트로 곡 ‘Give me the Power’는 힘들게 작업
강윤성 감독 엄지척…“소름 돋을 만큼 너무 좋다”
무그 보이저, 프로펫X와 5, 미니무그 주로 사용
“최민식, 삶이 곧 연기…올드록 매니아”
올핸 윤일상 데뷔 30주년…다양한 프로젝트 추진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최민식 주연강윤성 감독의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187부를 맞이하며 시즌1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카지노 왕이 된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액션/느와르 색채로 다룬 카지노는 무려 25년 만의 최민식 드라마 출연, 그리고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이 함께하는 것이라 론칭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조성진의 이슈후 코너에선 디즈니플러스 카지노음악감독 윤일상과의 인터뷰를 통해 카지노’ OST 제작 전반과 여러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봤다.

디즈니플러스 ‘카지노는 초반 1~3부까진 연이어 방송됐지만 4부부턴 매주 1회씩 방송돼 여기저기에서 불만이 나왔다. 범죄액션/느와르는 특성상 강렬한 텐션이 지속돼야 하는데, 매 회에 한 편씩 공개하다보니 긴장과 몰입도가 끊어져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지금 보지 않고 8부작이 끝난 후 전편을 모아 한방에 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카지노가 최대의 핫이슈였음에도 기대에 못미치는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디즈니로선 사상 최고의 반응이라고 하지만.

이에 대해 윤일상 감독은 디즈니 한국지사는 카지노시즌1을 한 방에 쏘는 걸(논스톱 방영) 원했지만 디즈니 본사에서 조회 수 등 여러 관심 환기 차원에서 매주 1편씩 방영하는 걸로 결정해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일상은 “‘카지노전체 스텝들도 너무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MBN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 중인 윤일상 감독은 패널들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카지노를 본 사람들이 너무 많아 놀랐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은 “(주마다 보기엔 감질나서) 다 나오면 보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고. 매주 보던 사람들도 다 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볼 것이라고 할 만큼 디즈니+ ‘카지노에 대한 관심은 뜨거운 것이다.

카지노는 강윤성 감독의 첫 드라마 작품이기도 하다. ‘카지노를 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 작품은 드라마 시리즈지만 매회 한 편의 영화라 해도 좋을 만큼 영화적 색채 강하게 만들었다.

윤일상 감독은 새롭게 작곡한 곡과 기존 곡에 변화(편곡)를 준 곡을 각 씬에 맞춰 사용했다. 그는 카지노를 위해 150여 곡이 넘는 곡을 작곡했지만, 실제론 90여 곡만 삽입, 음반으로 발매됐다.

“5부까지가 인트로였다면 6부부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며 18일 방송되는 7부부턴 색채가 달라집니다. 시즌1은 시작에 불과해요. 시즌2에선 액션이 더욱 많아지며 음악적으로도 더욱 거칠고 강렬 도발적인 사운드로 마구 달리게 됩니다. 16, 즉 시즌2 마지막 회는 러닝타임도 한 편의 영화만큼 길어집니다.”

16부 마지막 회를 위해서 작곡한 곡이 5~6곡이나 된다. 카지노 시즌2’ 음악은 스케일 큰 오케스트라 편곡은 물론 아코디언이 메인이 된 곡도 있고, 어쿠스틱기타가 메인 곡인 트랙도 있는가 하면 피아노가 메인이 된 곡도 있다.

시즌2에서도 여러 악기 파트를 윤일상 감독이 소화했지만 안지훈(기타)과 하모니카아코디온팬플루트의 권병호 세션도 주목된다.

카지노 시즌2’ 후반에서 윤일상은 전반적으로 좀 난해할 수 있는 프레이즈를 요구하며 데모를 던져주었다. 그대로 해달라고 주문해 연주하기가 힘들었을 텐데도 두 연주자는 기분 좋게 잘해 주었다는 후문이다.

트래킹, 파일 익스포트 등 편곡 전반 김승현의 도움도 컸다.

작업이 끝난 후 윤일상 감독은 함께 한 음악 스텝진에게 소고기를 크게 쏘며노고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카지노는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지며,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실망시킬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사진='카지노' 캡처
사진='카지노' 캡처

윤일상이 카지노음악을 맡게 된 사연은 이렇다.

그는 몇 년 전 강윤성 감독과 새 영화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영화 제작이 드롭됐고 다음 작품을 같이 하는 걸로 일단락됐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강윤성 감독의 카지노대본을 받아든 윤 감독은 스토리에 너무 감동해 음악을 맡게 된 것이다. 읽는 내내 온갖 영감으로 고무될 만큼.

영감이 오지 않으면 작품을 고사하는 감독들도 꽤 많을 텐데, 저 역시 최고의 캐스팅과 높은 수준의 개런티보다 책(대본)의 완성도를 가장 중요시합니다. 캐스팅 여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카지노' 대본만 읽는 데에도 너무 좋았거든요.”

대본을 접한 순간 윤일상 감독의 뇌리에 악상이 번개처럼 스쳐 갔고 작업실로 달려가 단숨에 작곡한 게 바로 카지노엔딩 곡 ‘I’m a Money’. 인트로 곡 ‘Give me the Power’ 만큼 카지노의 상징적인 테마다.

그는 엔딩 곡을 쓰자마자 곧바로 강윤성 감독에게 들려줬다. 강윤성 감독은 소름 돋을 만큼 너무 좋다고 엄지척을 아끼지 않았다.

카지노엔 레게, , 블루스 등등 다양한 스타일이 녹아 있다. 레게의 경우 더 기본적인(루트) 영역으로 들어가려 했다. 윤일상 감독은 더빙보다 소스 하나하나에 더 신경을 쓰려고 했다. 이러한 건 드라마를 보면 음악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카지노음악은 본격적으로 돌입해 곡을 쓰고 마지막 믹싱 단계까지 1년 반이란 시간이 걸려 완성됐다.

카지노작업에 영감을 준 건 미드 브레이킹 배드와 할리우드영화 카지노’, 그리고 영드 피키 블라인더스.

브레이킹 배드샌님같은 고등학교 화학 선생이 마약 제조자로 변신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분야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는 명작이다. ‘브레이킹 배드에 영향받아 제작된 드라마들이 많을 정도로.

마피아 느와르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96년 영화 카지노는 로버트 드니로와 샤론 스톤, 그리고 무지막지한 캐릭터의 조 페시 등이 호흡을 맞춘 역대 마피아 걸작 중 하나다.

피키 블라인더스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적 혼란기였던 시대에 피키 블라인더스란 범죄조직과 이를 이끄는 쉘비(셸비)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 영국 BBC 갱스터 드라마다.

브레이킹 배드카지노는 언급이 필요없는 텍스트이고, 그와 함께 피키 블라인더스의 다크한 색채, 그리고 록음악이 전면에 흐르는 분위기도 윤일상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러나 이 세 작품은 단지 그에게 영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참고 정도였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사실 윤일상은 카지노주인공 ‘차무식이란 캐릭터의 변화무쌍하고 일면 해학적이기까지 한 면을 염두에 두며 전체적인 스토리와 연결 지어 곡을 쓰려했다.

윤일상 감독은 카지노에서 무그 보이저, 프로펫X와 프로펫5, 미니 무그 등을 주로 사용했다. 그가 작업한 곡들은 워낙 높은 퀄리티였던 만큼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으로부터 대부분 회당 그대로 사용된 적이 많다. 수정을 가한 경우는 단 몇 차례, 즉 어두운 느낌으로 작업한 걸 제작진에선 살짝  톤업 톤다운 해달라는 주문 정도였다.

윤일상 감독은 카지노를 보는 내내 음악이 들어갔는지도 모를 만큼 씬의 집중도를 높이고자 했다. ‘음악보다 부각되면 영화/드라마를 망치게 할 수 있어 어디까지나 특정 장면을 서포트하는 게 진정한 영화음악의 갈 길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와 관련 윤일상의 영화음악관 등 자세한 내용은 스포츠한국 202171일 자 조성진의 가창신공을 참조하면 된다.

엔딩 테마가 단숨에 나온(만들어진) 반면 카지노인트로 곡 작업은 힘들었다. 처음엔 쿠바 재즈, 보사노바 분위기, 라틴 느낌 등 7~8트랙을 후보곡으로 만들었지만 몇 차례 영상도 바뀌고 그 외 몇몇 요소로 완성하는 데엔 한 달이나 소요될 정도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물론 제작진으로부터 인트로 곡 또한 소름끼치게 좋다고 극찬받았다.

윤일상 감독은 그간 안시성’, ‘뜨거운 피’, ‘평양랭면등 여러 영화/드라마 음악감독을 맡았지만 카지노는 그에겐 또 다른 결로 다가온다.

스케줄이 너무 타이트했기 때문에 1년 동안 카지노에만 몰두하느라 잠을 별로 못 잤던 게 가장 힘들었다. ‘카지노집중으로 다른 작업도 고사하거나 딜레이해야 할 만큼. 평소 좋아하는 운동도 거의 못했다. 물론 여기엔, 팀을 두고 운영하는 기존의 음악감독 시스템과는 달리 그는 혼자 모든 걸(작곡에서 믹싱 작업까지) 도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지노를 마치고 그간 미루었던 작업을 하다 보니 카지노때나 지금이나 바쁘긴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윤일상은 지상렬, 최양락 등과 '찐하게' 회포를 풀었다.
지난 17일 윤일상은 지상렬, 최양락 등과 '찐하게' 회포를 풀었다.

카지노음악감독을 하며 대배우 최민식과도 처음으로 술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이 당대의 명우가 자신에게 너무 깍듯해서 황송할 만큼놀랐다고. 최민식은 술도 잘하고 분위기를 재미있게 하는 것도 탁월했다. 슈퍼스타인 만큼 살짝 까칠할 것이라 여겼는데 의외로 수더분하고 젠틀했다. 음악적 식견이 높은 줄도 처음 알았다.

최민식 님이 즐겨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잠깐 봤더니 정통 록에서 블루스가 많았어요. 진짜 음악매니아였죠.”

윤일상 감독이 최민식에게 놀란 또 하나는 영화에서 볼 수 있던 최민식식 말투가 사석에서도 그대로 나왔다는 것.

평소 말투와 연기가 차이가 없어 신기했죠. 영화에서 보던 그대로였어요. 삶이 곧 연기였고 연기가 곧 삶이라 해도 좋을 만큼.”

윤일상 감독은 최민식에게 론칭에 앞서 카지노음악을 들려줬는데, 최민식은 너무 좋아하며 역시는 역시다란 식의 극찬을 하기도 했다.

카지노음악에 하현우가 보컬로 등장한 것도 화제였다.

처음엔 가창곡을 넣을 생각이 없었어요. 그러던 중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측에서 요청(부탁)해오기도 했고,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수들 (후보)리스트가 있었지만 저도 같은 생각이고 제작진 또한 공통된 의견으로 하현우가 보컬을 맡는 게 좋다고 여겼어요.”

제게 있어 카지노는 지난 1년 반의 땀입니다. 무엇보다 카지노는 드라마 사상 반향을 일으킬만한 좋은 작품으로, 그러한 역사와 함께 했다는 영광과 자부심이 있습니다. 대배우들이 조연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죠. 대본도 정말 너무 탄탄하고 그야말로 장점이 너무도 많은 작품입니다.”

2023년은 명 작곡가 윤일상 데뷔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뜻깊은 해를 맞이해 그는 프로젝트 음반을 비롯해 몇몇 돋보이는 기획을 추진 중이다.

 

사족

윤일상 감독은 인터뷰 전날인 17일 최양락, 지상렬 등과 술을 많이 해 숙취로 시달리고 있었다. 윤일상은 가장 존경하는 코미디언으로 최양락을 꼽곤 했는데, 그래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자유로운 영혼이자 언어의 연금술사지상렬에게 최양락과 언제 한번 함께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했고 드디어 어제 고대하던 만남이 이루어진 것. 그간 쌓아 놓은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즐겁고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내며 밤을 불태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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