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4대보험 및 협력업체 대금 미지급 등 전해지며 퇴직 행렬
협력업체 및 자재 납품 업체들까지 연쇄 피해 우려…위기감 팽배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건설업계의 부도 소식이 하나둘 전해지면서 업계 관계자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충남 지역 6위 건설사인 우석건설을 시작으로 최근 경남 지역 건설사인 동원건설산업이 어음을 막지 못하고 부도 처리 되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도급순위 100위 안에 들어가는 대우조선해양건설까지 임금체불과 대금 미지급 등으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회사 직원들과 관계사들, 그리고 건설업계까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측은 모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가 받기로 되어 있는 전환사채(CB) 발행금 지급이 미뤄지고 있을 뿐, 대금을 받으면 현재 문제들이 곧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급여 및 대급지금 연체로 위기설 도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최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건설 직원들의 급여가 계속 밀리면서 퇴직이 이어지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임금 체불과 보험료 지급 지연, 협력업체 등에 대한 대금 미지급 등으로 인해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여뿐만 아니라 대금지급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막판으로 몰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인 상황이 많이 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여도 안 나오고 건강보험도 밀린 것으로 안다. 이로 인해 충격을 받은 직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 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는 샤오미를 총판하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순이익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전환사채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고는 하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알다시피 샤오미 제품 판매 실적이 좋은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 모 회사가 여러 업체들을 인수하려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치는 등 해마다 여러 가지로 잡음이 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위기 징조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올해 9월 열릴 예정이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2022' 대회를 개최 일주일 전에 돌연 취소하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고, 프로농구단 가입비 미납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경기 고양시의 ‘LH 고양지축 B1블록 아파트 공사’와 관련해 유동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추석 이후로 골조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채권단과의 문제가 해결됐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회사가 막바지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지난 12일에는 ‘평택 고덕 AA-53BL 아파트 건설공사 13공구’ 공사현장에서 공동 도급사에게 잔여공사 지분을 넘기고 사업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이 현장은 1500억원에 이르는 사업규모로 , 대우조선해양건설이 80%, 신한종합건설, 대흥종합건설 각각 10%씩 사업 지분을 갖고 있었다.

◆ 도미노 현상 일어날까 불안에 떠는 건설업계

가장 큰 문제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상황이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올해 미분양 급증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급변한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순식간에 무너지는 기업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어서다.

그나마 모기업이 있거나 그간 충당금을 쌓아왔던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계열사를 통한 유동성 확보 등이 가능해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견 및 중소 건설사들은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월 충남 6위 업체인 우석건설은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처리 됐고, 지난달에는 경남지역 도급순위 18위 중견 종합건설업체인 동원건설산업이 22억원의 어음결제를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한 순간에 무너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문제뿐만 아니라 호황이었던 시절 건설사들의 방만한 경영들이 위기를 맞아 터져 나오고 있다”며 “경기 침체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부터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에 모두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건설 측은 부도 등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어음이나 당좌수표를 발행한 게 단 한 개도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부도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모 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의 샤오미 총판 사업은 비핵심 사업이라고 판단해 안한지 좀 됐다”며 “이와 관련해 이미 공시는 나와 있다. 이동통신 판매업을 정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금체불 및 대금 미지급과 관련해서는 이달 들어올 자금이 있기에 조만간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 쪽으로 CB발행금이 들어올 예정이었다”며 “다만, 기한이 좀 더 늦어진 상황이다.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원래 15일에 들어오기로 한 자금이 27일로 미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미지급된 임금과 대금들을 순차적으로 해결할 예정”이라며 “건설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도 힘든 건 사실이긴 하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빠른 시일 안에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곧 해결될 수 있다는 점만큼은 명확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LH 고양지축 B1블록 아파트 공사와 관련해서는 “우리 외에 2개 업체가 공동 도급이었는데, 우리 쪽에 유동성 문제도 있고 하다 보니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두 개 업체가 진행하는 쪽으로 결정이 날 것 같다”고 밝혔다.

평택 고덕 LH 아파트 공사 철수에 대해서는 “사업에서 발을 뺀 이유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유동성 문제라고 하는데 사실과 조금 다르다”며 “입주민과 시행사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결정을 했을 뿐, 유동성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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