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파울루 벤투(53)감독이 월드컵 16강이라는 업적과 함께 한국 대표팀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됐다. 그동안 의심도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마지막에는 팬들의 환호와 존중 속에 ‘개선장군’과 같은 모습으로 귀국길을 장식할 수 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KFA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KFA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7일 오후 5시 4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1월 14일 격전지인 카타르로 출국했던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H조에서 1경기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2경기 가나전 2-3 패, 3경기 포르투갈전 2-1승으로 1승1무1패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고 16강에서 브라질에게 1-4로 패했다. 그리고 출국 23일 만인 이날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두 명의 정우영과 김승규는 현지에서 곧바로 소속팀에 복귀하기에 함께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 조규성 등 스타들은 함께 한국으로 들어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그 사단 역시 함께였다.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취재진을 만났다.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끝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는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 선수들이 새로운 스타일에 믿음을 갖고 따라와줬고 그렇기에 결과를 낼 수 있었다. 한국은 축구 커리어는 물론 내 인생에 사적으로도 남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4년의 시간 동안 빌드업 축구 고집, 보수적인 경기 운영, 특정 선수 과다 기용 등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던 벤투 감독이다. 하지만 벤투는 뜻을 굽히지 않은 채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했고 대표팀의 행보에 많은 국민들이 주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루과이와는 호각세를 이룬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가나에는 2-3으로 패했지만 H조 최강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2년 만에 16강에 오른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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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7일 귀국하는 대표팀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인천국제공항에 모여들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먼저 공항을 빠져나가고 조규성, 황희찬, 손흥민이 순서대로 인터뷰를 진행한 뒤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벤투 감독의 인터뷰 순서가 이어졌다. 선수들이 전부 빠져나간 뒤였지만 팬들은 자리를 지키고 벤투의 인터뷰를 경청했다. 숱한 비판을 견디고 16강 진출을 이뤄낸 대표팀 감독에 존중의 마음을 보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자 사방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어떤 팬들은 “사랑해요 벤버지”, “Obrigado, Bento(고마워요, 벤투)” 등 애정이 담긴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제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지만 팬들은 그의 마지막을 따뜻한 목소리로 성대하게 만들어줬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온 ‘개선장군’을 보는 듯했던 벤투 감독의 귀국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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