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메이저리그에 홈런 기록을 연일 새로 쓰고 있는 61홈런 타자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 스왈로스)가 있다. 무라카미는 시즌 최종전에서 56호포를 터뜨리며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 공식 SNS 갈무리
야쿠르트 스왈로즈 공식 SNS 갈무리

무라카미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도쿄 신주쿠의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2022 일본프로야구(NPB) 정규시즌 최종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홈경기에 3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3회말 1타점 적시타로 타격감을 한 차례 조율한 무라카미는 팀이 7-2로 앞서던 7회말, 오매불망 기다리던 홈런을 쳐냈다. 이닝 첫 타자로 나선 무라카미는 요코하마 우완 이리에 타이세이의 초구 패스트볼이 존 높은 곳에 제구된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경기장 우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 공을 보내는 엄청난 파워를 자랑했다.

때리자마자 홈런을 직감한 무라카미는 더그아웃을 가리킨 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드디어 만들어낸 56호포에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 홈런으로 무라카미는 2013년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기록한 60홈런에 이어 역대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홈런 단독 2위에 자리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무라카미가 지난달 1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멀티포로 54~55홈런을 기록해 오 사다하루(요미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일본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1964년·55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때만 해도 기록 경신은 식은 죽 먹기로 보였다. 발렌틴의 기록도 여차하면 도전해 볼 수 있을 정도의 페이스와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부담이 된 탓인지 무라카미는 갑작스러운 침묵에 빠졌다. 장타 부재만이 아니라 55호포를 기점으로 타율 1할1푼4리(44타수 5안타), 20삼진이라는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2일 한신 타이거스전에는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까지 했다.

이날 홈런이 무려 13경기, 57타석 만에 나온 홈런이었을 정도. 그랬기에 이날 오 사다하루를 넘어 일본인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쓴 56호포에 기쁨을 숨길 수 없었던 것이었다. 아울러 무라카미는 지난 2003년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의 쓴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성공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 공식 SNS 갈무리
야쿠르트 스왈로즈 공식 SNS 갈무리

겹경사는 또 있었다. 이날 최종전을 마친 무라카미는 타율 3할1푼8리, 56홈런, 134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과 함께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슬럼프로 인해 타율 부문에서 오시마 요헤이(주니치 드래건스)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날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결국 선두를 지켜내는 데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2004년 마쓰나카 노부히코(다이에-소프트뱅크 호크스) 이후 18년 만이자 센트럴리그 소속으로는 1986년 랜디 바스(한신) 이후 36년 만에 나온 타격 3관왕 기록이다. NPB 역사상 통산 12번째이자, 무라카미 이전 7명만 성공했던 트리플 크라운이다. 무라카미의 기록이 더 특별한 이유는 그가 만 22세로 최연소 기록까지 새로 썼기 때문. 종전 1982년 오치아이 히로미츠(롯데 오리온즈)의 만 28세 기록을 6년 단축시킨 대기록이다.

무라카미는 타격 3관왕 뿐만 아니라 출루율(0.458), 장타율(0.710), OPS(1.168), 득점(114개), 볼넷(118개), 득점권타율(0.350) 부문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8월 세계 최초 5연타석 홈런 기록을 비롯해 NPB 최연소 100홈런, 150홈런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는 일본산 거포다운 기록이다.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무라카미의 2022 정규시즌이 이렇게 마무리 됐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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