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답답한 경기력을 반복하고 있다. 이제는 전술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토트넘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아스날과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AFPBBNews = News1
안토니오 콘테 감독. ⓒAFPBBNews = News1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17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반면 아스날은 승점 21점으로 1위를 질주했다.

토트넘은 이날 평소처럼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클레망 랑글레와 에릭 다이어,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스리백을, 이반 페리시치와 에메르송 로얄이 좌, 우측 윙백을 맡았다. 중원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로드리고 벤탄쿠르로 구성됐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히샬리송이 공격진을 형성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3-4-3 포메이션은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후방 빌드업을 펼칠 때마다 상대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또한 2명으로 구성된 중원이 3명으로 이뤄진 상대팀 미드필더진을 만났을 때 중원 지배력을 잃었다.

특히 토트넘은 약팀으로 평가받는 팀에게도 답답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중원에서 밀려 제대로 된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 결과는 얻어냈지만 세트피스로 인한 득점 또는 경기 막판 용병술로 얻어낸 '꾸역승'이 많았다. 이러한 경기력이 지속되면 토트넘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토트넘은 아스날과의 '북런던더비'에서 완패를 당했다. 후반전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에메르송 로얄로 인해 패배했다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전반전부터 줄곧 아스날에게 경기력에서 밀렸다. 토트넘은 아스날에게 이른바 '반코트 게임'을 당했다.

물론 토트넘은 이날 경기에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들고 나왔다. 현재 EPL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스날을 상대로 현실적인 선택이었고 이로 인해 어느정도 수비에 치중하는 것은 당연했다.

손흥민. ⓒAFPBBNews = News1
손흥민. ⓒAFPBBNews = News1

하지만 토트넘은 수비도 허술했고 역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28분 손흥민의 질주를 통한 역습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이 외에는 별다른 장면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손흥민-케인 조합으로 이뤄진 토트넘의 역습 패턴이 아스날에게 너무나도 쉽게 읽혔기 때문이다.

이제 토트넘으로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콘테의 3-4-3 전술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윙백의 역량이 필수다. 좌, 우측 윙백들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볼을 운반해줘야 빌드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좌, 우측 윙백들이 손흥민-케인 조합 외에도 공격에서 다른 옵션을 제공해줘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의 윙백인 페리시치와 에메르송은 이러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중원의 숫자가 부족해 약팀에게도 경기력에서 밀리는 현상이 펼쳐지는 중이다. 손흥민-케인 조합에게만 여전히 의존하는 형태다.

이를 타개할 전술로는 3-5-2가 있다. 지난 7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당시 후반전 중반 이후 콘테 감독은 3-5-2 전술을 사용했다. 미드필드에 이브 비수마, 벤탄쿠르, 호이비에르가 버티자 토트넘의 중원 장악력이 올라갔다.

더불어 벤탄쿠르는 중원을 지키면서도 오른쪽 측면으로 자주 침투했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에메르송 대신 벤탄쿠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활약하자, 토트넘에게 많은 기회가 생겼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AFPBBNews = News1
안토니오 콘테 감독. ⓒAFPBBNews = News1

물론 레스터 시티가 최하위팀이었고 리드를 당한 상황에서 수비라인을 끌어올린 상태였기에, 이 때의 성공이 3-5-2 전술의 경쟁력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원에서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시도해 볼 만한 전술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요행은 지속될 수 없다. 토트넘의 경기력은 개선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경기력이 지속된다면 우승은커녕,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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