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오는 10월 1일부터 K리그1 파이널 라운드가 시작한다. 5경기밖에 남지 않은 K리그1의 시즌 MVP는 누가 거머쥐게 될까.

K리그1은 우승을 놓고 다투는 파이널A와 강등을 당하지 않기 위해 싸우는 파이널B로 나뉘어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남은 5경기를 소화한다.

울산 현대가 33라운드까지 승점 66점으로 1위, 전북 현대가 승점 61점으로 2위, 포항 스틸러스가 승점 55점으로 3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승점 49점으로 4위다. 이후 5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6), 6위 강원FC(승점 45)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3위와도 승점 9점 이상 차이가 나며 압도적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선수는 없기에 결국 1~4위팀 안에서 MVP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물론 2016년 정조국의 사례처럼 파이널B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하는 선수가 있다면 MVP가 될 수 있지만 이승우(수원FC) 정도가 후보군에 언급될 수 있는 정도를 제외하곤 '파이널B MVP'는 쉽지 않다.

K리그 MVP는 각팀에서 한명씩 후보군을 선정해 후보에 올리면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에서 4명으로 추려 최종후보를 발표한다. 최종후보를 놓고 기자단 투표, 감독단 투표, 주장단 투표를 종합해 최다득표자가 MVP가 된다.

엄원상(왼쪽)과 김진수. ⓒ스포츠코리아
엄원상(왼쪽)과 김진수. ⓒ스포츠코리아

▶울산 : 우승하면 엄원상? 아마노-레오나르도-이청용도 후보군

1위인 울산이 2005년 이후 17년만에 우승컵을 든다면 당연히 울산에서 MVP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엄원상이다. ‘파괴적인 윙어’인 엄원상은 11득점 5도움으로 울산 팀내 득점-도움 모두 1위. ‘엄원상 시프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엄원상을 적극 활용한 전술로 울산이 승리를 가져온 경기도 많다. 결승골, 동점골, 역전골 등 엄원상의 득점은 극적인 순간에도 많이 터졌다.

물론 기복은 있었지만 이동준-이동경-오세훈이 갑자기 빠지면서 약해질 뻔했던 울산 공격이 엄원상 영입으로 더 강해졌다는 측면도 가산점이다.

아마노(8골 1도움), 레오나르도(11골 4도움), 이청용(2골 2도움) 역시 후보군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마노와 레오나르도가 외국인 선수로써 팀을 압도적으로 이끌었다는 인상을 주진 못했고 이청용은 공격포인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기에 엄원상이 울산이 우승한다면 가장 유력한 MVP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 김진수라는 확실한 후보

늘 우승하지만 늘 MVP 후보를 낼때 골머리를 앓는 전북. 이번 역시 기록상으로 특출난 선수가 없어 예년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MVP후보가 있으니 바로 김진수다. 김진수는 K리그1 28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대표 왼쪽 풀백. 기록에서는 뛰어나지 않을지 몰라도 김진수의 실제 활약도는 MVP가 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김진수가 지키는 전북 왼쪽 수비는 K리그 내에서 가장 수비적으로 견고하며 공격적으로 위협적이다.

여기에 K리그 활약과는 별개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경기, FA컵 1경기로 총 37경기나 이미 뛰었고 국가대표에서도 부동의 왼쪽 풀백 주전을 꿰찼다는 점도 가산점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조규성 역시 MVP 후보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기록이 김천 상무에서 이룬 것이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전역생 MVP의 예외가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가 득점왕인 주민규(제주)를 간발의 차로 넘어 MVP를 차지했던 것은 결국 전북이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김진수의 MVP 여부 역시 전북의 우승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김기동 감독(왼쪽)과 신진호. ⓒ프로축구연맹
포항의 김기동 감독(왼쪽)과 신진호. ⓒ프로축구연맹

▶포항 : 팀성적과 별개로 전문가들이 뽑는 MVP 신진호

2022 K리그를 좀 본다하는 사람이라면 시즌 MVP로 신진호가 선정되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인 신진호는 원래 K리그 내에서 뛰어난 선수이긴 했지만 올시즌 완전히 축구에 눈을 뜬 듯 패스, 활동량, 경기 조율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4골 10도움으로 도움 3위. 도움 5위권안에 중앙 미드필더는 신진호 뿐이며 나머지는 크로스나 공격에 많이 관여하는 포지션들이다.

포항 축구의 핵심이며 김기동 축구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축구 콘텐츠를 다루는 ‘원투펀치’에서도 장지현, 한준희, 임형철 해설위원 모두 시즌 MVP로 신진호를 뽑았고 이는 다른 축구 전문가들도 다르지 않다.

만약 포항의 순위가 우승을 다투는 정도만 됐더라도 신진호의 MVP가 매우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울산 혹은 전북이 우승할지라도 신진호가 MVP를 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행여 MVP가 되지 못해도 많은 표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 깜짝 영입생다운 활약, 이명주

올시즌을 앞두고 인천이 이명주를 영입했다고 발표했을 때 모두가 놀랐다. 혹자는 ‘실력으로만 놓고보면 인천 구단 역사상 최고 수준의 영입’이라고 평가할 정도. 이명주 정도의 선수가 하위권팀인 인천으로 간 것은 분명 놀라웠다.

그만큼 이명주는 K리그에서 뛰는동안 리그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였고 2년의 중동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여전히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임을 실력으로 보였다. 조성환 감독의 축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 이상을 해내는 선수로 31경기 4골 5도움으로 인천을 이끌고 있다.

2013년 이후 9년만에 인천의 파이널A 진출에 이명주의 이름을 빼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만약 인천이 포항을 넘어 3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이명주 역시 유력 MVP 후보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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