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이날 자신의 실수를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면서 더욱 단단해질 것을 다짐했다.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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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9월 A매치 첫 번째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주도하는 경기를 하고도 여러 차례 찾아온 기회를 쉽사리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코스타리카에 역습 두 방을 허용하며 후반전 막판까지 1-2로 끌려갔다.

그렇게 홈에서 충격패를 당하나 했던 후반 40분 주장 손흥민이 대표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상대 골키퍼의 핸드볼 파울로 코스타리카 박스 바로 앞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전매특허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우측 상단을 정확히 겨냥해 흔들어버렸다. 벤투호는 캡틴 손흥민의 명품 프리킥으로 겨우 2-2 무승부를 거둘 수 있다. 이 득점으로 대표팀서 프리킥으로 4골을 올리게 된 손흥민은 하석주와 함께 한국 선수 A매치 프리킥 최다골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사실 손흥민은 이날 두 번째 실점 장면에 관여되기도 했다. 후반 18분 중원에서 손흥민의 볼처리 미스로 소유권을 내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조엘 캠벨이 개인기를 선보이며 전진한 후 왼쪽으로 침투하던 토레스에게 공을 건넸다. 토레스가 곧바로 올린 크로스를 앤서니 콘트레라스가 강한 슈팅을 만들었으나 이는 김승규가 좋은 선방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튀어나온 공을 베네테가 다시 골문에 집어넣으면서 한국은 1-2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상대에 공을 빼앗긴 부분에 대해 “한국이 경기를 잘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1 동점 상황에서 내가 기본적인 실수를 하는 바람에 팀이 흐름을 어렵게 가져갔다. 내 책임이다. 팀적으로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코스타리카 선수들이 후반에 한국을 대비해 준비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90분 내내 지배하는 경기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렇기에 팀으로 하나가 돼서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내는 게 경험이라고 본다. 세계적인 팀들도 다들 그렇게 한다. 동료들과 더욱 대화하고 연구해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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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한 뒤에 동료들에게 전한 말로는 “할 말이 따로 있을까. 미안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기죽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팀적으로 다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에서는 그런 실수가 더 치명적일 수 있기에 좀 더 개선해서 팀에 피해를 안 주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6월 A매치 2골에 이어 이날까지 전부 프리킥으로 득점한 것에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훈련 끝나고 시간 날 때마다 연습을 했는데 운이 좋게 들어갔다. 훈련이 답”이라며 “하지만 골을 넣었다고 해서 실수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도 상대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손흥민은 “좋은 능력들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 나에게 집중 견제가 올 거라고 생각도 안 한다. 만약 견제가 온다면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갈 것이고 공간도 많이 생기기에 경기장에서 그런 상황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월드컵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예선 때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무난하게 헤쳐나왔다. 최종예선을 세 번 겪었는데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할 수는 없기에 공수 양면에서 준비를 더 철저히 해 완벽에 가까운 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출정식인 카메룬전에 대한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부담보다는 그냥 잘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과가 공짜로 주어지는 건 아니다.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경기력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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