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오는 11월 열리는 월드컵에서 E조에 편성된 일본은 스페인, 독일이라는 유럽의 축구 강대국 2팀 그리고 코스타리카와 맞붙어야 한다. 일본이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평가전을 유심히 지켜본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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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 코스타리카와 맞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28분 터진 황희찬의 선제 득점으로 앞서 나갔던 벤투호는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주이슨 베네테에게 전반 41분과 후반 18분에 연달아 일격을 맞고 말았다. 1-2로 패색이 짙었던 후반 40분, 에스테반 알바라도 골키퍼의 어이없는 핸드볼 파울 덕에 얻은 프리킥을 캡틴 손흥민이 멋지게 성공시키면서 다행히 2-2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H조에 편성된 한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를 상대해야 한다. 이번 코스타리카전과 오는 27일 열릴 카메룬전은 각각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을 대비해 갖는 최종 모의고사 성격이 짙었다. 또한 월드컵에 나설 베스트 11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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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코스타리카전을 또 관심있게 챙겨본 팀이 있다. 바로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 E조에 스페인, 독일, 코스타리카와 함께 편성됐다. 코스타리카와 맞붙어야 하는 일본이기에 이 경기를 유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후, 일본 언론 닛칸스포츠는 “일본 입장에선 코스타리카의 장단점을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라며 “한국은 짧은 패스로 연결하는 ‘일본 같은’ 방식으로 코스타리카 중앙을 몇 번이고 붕괴시키며, 수비의 약점을 노출시켰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이 중시하는 후방 빌드업과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구사한 한국은 이날 공을 배급하는 황인범을 중심으로 황희찬, 권창훈, 손흥민 등이 원터치 혹은 짧게 주고 받는 패스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일본은 이것이 자신들과 유사한 방식이라며 이 점을 살리면 충분히 코스타리카를 공략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

이어 매체는 “한편 코스타리카의 2득점은 모두 크로스에서 시작됐다. 일본도 코스타리카의 크로스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코스타리카의 루이스 페르난도 수아레즈 감독이 말했듯 ‘시험해보지 않아도 되는 선수’인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파리 생제르맹)가 소집되지 않았다. 수호신이 없는 코스타리카였기에 실전 모드가 아니었다고도 볼 수 있다”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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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평가전을 치른 일본 축구 대표팀. ⓒAFPBBNews = News1

일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훨씬 앞서있는 독일, 스페인과 힘든 싸움을 펼쳐야 한다. 기적이 일어나 16강을 가려면 코스타리카와의 승부는 기본적으로 깔고 가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코스타리카와의 승부마저 힘들게 가져간다면 사실상 일본의 카타르 월드컵은 조기 마감될 확률이 높다. 필승의 의지를 다져야 하는 일본이 티키타카 전술이 코스타리카의 수비진을 흔든 점에 초점을 맞춰 자신들의 ‘희망’ 시나리오를 썼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본은 같은날 독일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쿠보 다케후사(RCD 마요르카), 카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 토미야스 타케히로(아스날), 요시다 마야(샬케04) 등 해외파들을 총출동 시켜 2-0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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