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가 가진 중대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건넸다.”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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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0·토트넘)은 지난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의 A매치 평가전 코스타리카와의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 덕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전반 28분 황희찬의 선취골로 앞섰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 선더랜드의 신성 주이슨 베네테에게 전반 41분과 후반 18분에 멀티골을 얻어맞으며 1-2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점유율이나 슈팅 숫자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지만,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한 것이 뼈아팠다.

그렇게 만원 관중이 가득찬 고양 운동장에는 패배의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 했다. 그 때 나타난 구세주는 바로 대한민국의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이었다. 그는 후반 40분 상대 골키퍼 에스테반 알바라도의 황당한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박스 라인에 딱 붙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섰다. 그리고는 자신의 전매특허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골문 우측 상단에 공을 정확히 꽂아넣었다.

대표팀 소속으로 벌써 4번째 프리킥 득점이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두 번의 평가전, 칠레전과 파라과이전에서 연달아 프리킥으로 골맛을 봤었다. 프리킥 4득점은 역대 한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도 하석주와 함께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 정도로 손흥민의 프리킥 소화 능력은 훌륭했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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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동점골에 흥분한 것은 비단 한국 국민들만이 아니었다.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과 그 팬들도 이를 눈여겨 볼 수밖에 없었다. 경기를 마친 후 영국 런던의 축구 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은 콘테 감독에게 토트넘이 현재 처한 중대한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제목과 함께 그의 득점 소식을 보도했다.

매체는 “토트넘 팬들은 왜 손흥민이 그동안 팀의 프리킥 키커로 참여하지 않았는지 즉각 의문을 제기했다”며 여론을 전한 후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팀을 떠나고 다이렉트 프리킥에 큰 문제를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릭 다이어는 과거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프리킥으로 골대를 강타하는 등의 시도를 이어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해리 케인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토트넘의 프리킥을 전담하고 있는 선수들의 아쉬운 성적을 꼬집었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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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89골을 기록한 타고난 골잡이지만, 그의 프리킥 득점은 딱 1골에 불과하다. 지난 2014년 11월 3일(한국시간) 열린 아스톤빌라와의 2014~2015시즌 경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도 그는 약 8년 동안 프리킥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이번 코스타리카전은 물론 지난 6월 칠레, 파라과이전에서도 멋진 프리킥 골을 넣었다. 지난해 왓포드와의 리그 경기에서도 프리킥을 성공시킨 바 있다”며 달아오른 손흥민의 발끝을 주목했다.

“바로 지금이 토트넘의 프리킥을 손흥민에게 맡길 완벽한 시기”라고 힘줘 말한 매체는 다음달 1일 열릴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가 그 시작을 알릴 이상적인 장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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