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
현실에 있기 힘든 비현실적인 상사로 시청자 사랑 한몸에
"새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열의 생겨"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한마디로 겁을 상실했죠. (웃음)."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신드롬적인 인기에 놀란 건 배우 강기영(40)도 마찬가지였다. 0%대의 시청률로 시작한 '우영우'는 마지막회 17.5%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아직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생 채널이라는 점은 물론, 요즈음 지상파 드라마를 통틀어도 엄청난 흥행인건 분명했다.

"대본을 보고 작품이 잘 될수 있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연령층이 사랑하는 신드롬적인 작품이 될줄은 솔직히 몰랐어요. 엄청난 시청률을 믿기 힘들었고, 이내 겁을 상실해 '20%까지 가는거 아냐?'라는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죠. 배우들 모두 기쁘면서도 얼떨떨 했던 현장이었어요."

작품에서 강기영이 연기한 정명석 변호사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법무법인 한바다의 시니어다. 우영우(박은빈)의 멘토이기도. 처음에는 우영우를 만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그녀를 보고 선입견을 가지기도 했지만, 이내 본질을 깨달아간다. 특히 긍정적인 의미로 '비현실적인 상사'를 묘사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먼저 샤프한 느낌의 변호사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표현하려고 스스로 갇혔던 것 같아요. 이런 결의 역할을 해보지 못해서 두렵기도 했고, 척 아닌 척을 한 거죠. 그러나 연기를 계속할수록 동료들과의 케미스트리 위주에 중점을 두게 됐고, 그것이 지금의 명석을 만들 수 있었어요. 사실 겸손이 아니라 대본으로만 봐도 '어떤 배우가 해도 멋있겠다'는 생각을 자주 할만큼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봐요."

그간 강기영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그 중 돋보이는 롤은 코믹하고 유쾌한 이미지의 인물이다. 그만큼 주인공들 옆에서 감초 역할로 웃음을 선사했고, 애드리브의 강자라는 후일담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우영우'의 정명석은 달랐다. 맡아온 캐릭터 중 가장 깊은 서사를 담고 있었고, 캐릭터에 대한 조명도 컸다.

"일부 시청자 분들은 저를 미중년 이미지로 봐주시더라고요.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 그동안 재미있고 유쾌한 역할들을 해왔기 때문에 저를 궁금해하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강기영은 그냥 강기영처럼요. 저부터도 그랬고요. 다행히 명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강기영이라는 배우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이 자극된 것 같고,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열의가 생기게 됐어요."

임팩트 강한 작품을 이제 막 지난 만큼 강기영의 기분 또한 궁금했다. 가장 깊은 내면의 서사를 그려낸 작품이 역대급 인생작이 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강기영은 의연한 모습이었다. 뜨거운 인기도 지나가는 바람이고 평정심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

"사실 예전이었으면 들떴을 것 같아요. 그러나 연기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가 다시 내려와보는 과정을 경험해보니 평정심을 갖는게 제일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영우'도 언젠가는 다시 잠잠해질거고요.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주실때 더욱 초심을 돌아보는 것 같아요. 언제 또 이렇게 주목을 받아봤겠어요 제가. (웃음). 앞으로도 그저 꾸준한 연기로 보여드리는게 맞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에 힘입어 시즌2 제작에 대한 이야기도 유인식 감독으로부터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 강기영의 대답은 당연히 '예스'다.

"아직 확정된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시즌2가 제작된다면 출연할 의향은 당연히 있죠. 심지어 저는 주변에서 시즌2에 대해 조심스러워 할때도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녔어요. (웃음). 유 감독님이 시즌2를 거론해주셨는데 불러주시면 참여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