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전북 현대의 젊은 공격수 송민규(23)가 연일 득점포를 터뜨리며 김상식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심지어 주 포지션이 아닌 위치에서도 골을 곧잘 기록하면서 최근 전북 공격진의 ‘믿을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 현대 송민규. ⓒ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송민규. ⓒ프로축구연맹

전북은 18일 오후 5시 일본 사이타마현의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대구와의 단판 승부에서 2-1로 승리했다. 후반 11분 대구 제카의 골이 있었지만 후반 1분 송민규,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 김진규의 골로 전북이 승리를 가져갔다.

송민규는 이날 단비 같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8강 진출에 기여했다. 리그 포함 세 경기 연속골을 신고하며 최근 전북의 공격진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다.

2018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 후 순간 돌파와 위치선정,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강점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했던 송민규는 2021시즌 도중에 전북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2021년 전북에서 17경기 동안 3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다음 시즌에는 더 나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송민규였다.

송민규는 2022시즌 K리그1 개막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듯했다. 후반 35분 박스 안 왼쪽에서 문선민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관통하는 왼발 슈팅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익숙할 것만 같았던 송민규의 득점은 그 후로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개막전 이후로 13경기에 나섰지만 단 한 번도 골을 넣지 못하면서 출전 기회도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전북이 선두 울산을 추격하기 위해 승리가 절실했던 10일 수원FC전이 다가왔다. 송민규는 제로톱 역할과 김상식 감독의 신뢰를 함께 받으며 경기에 나섰다. 구스타보가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못한 상황 속에 자신의 본 포지션인 왼쪽 측면이 아닌 최전방에서 전북의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송민규였다.

결국 감독의 믿음과 선수 본인의 간절함이 모두 통한 것일까. 송민규는 이날 이른 시간에 득점을 터뜨리며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했다. 전반 8분 수원FC 박스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가 전방의 김진규에게 스로인을 던졌고 김진규가 박스 안에 곧바로 오른발 원터치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으로 쇄도한 송민규가 원바운드된 공을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하면서 전북이 1-0 리드를 잡았다. 지난 2월 19일 수원FC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득점을 올린 이후로 약 6개월 만에 리그에서 골 맛을 본 송민규였다.

전북 현대 송민규. ⓒ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송민규. ⓒ프로축구연맹

송민규의 골은 이날의 결승골이 되면서 전북에 승리를 안겨다 줬다. 그는 이어진 13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원정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리그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골 맛을 본 뒤 좋은 득점 감각을 이어가는 듯한 모습으로 전북 팬들에 기대감을 안겼다.

그리고 대구와의 ACL에서 다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송민규는 전반 내내 두들겨도 열리지 않던 대구의 골문을 후반전 시작과 함께 열어젖히며 김상식 감독의 믿음에 다시 한번 보답했다.

후반 1분 전북 미드필더 맹성웅이 전방 오른쪽 측면을 향해 오른발 긴 패스를 뿌렸다. 한교원이 대구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후 대구 왼쪽 윙백 케이타 앞에서 몸속임 동작 후 박스 안에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 있던 송민규가 이를 그대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슈팅이 원바운드 된 후 대구 골키퍼 오승훈의 다리 사이로 빠지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앞서나간 전북은 후반 11분 대구 제카에 동점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 김진규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주 포지션이 아닌 위치를 병행하면서도 세 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송민규의 활약에 김상식 감독도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송민규가) 연습을 많이 할 시간도 없이 스트라이커로 나오고 있지만 측면에서 잘해줬던 모습을 중앙에서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기에 기용하게 됐다. 구스타보도 있지만 다른 스타일의 공격 옵션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봤다. 그동안 골이 들어가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을 텐데 앞으로 측면이나 최전방이나 가리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송민규 또한 “어느 포지션에서 뛰느냐보다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 감독님께서 스트라이커 기용에 있어 믿음이 있으셨기에 선택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믿음에 골을 넣어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 공격수로서 위치에 다양한 옵션을 가진 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북 현대 송민규. ⓒ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송민규. ⓒ프로축구연맹

전북이 기다리고 있는 ACL 8강 대진은 19일까지 예정돼있는 16강전이 모두 끝난 뒤 20일 추첨으로 결정되며 8강은 22일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다. 8강을 비롯한 ACL 여정, 그리고 돌아온 후 K리그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송민규의 최근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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