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전북 현대가 연장 극장골로 대구FC의 끈질긴 저항을 뿌리치고 올 시즌 아시아 무대에서의 여정을 이어가게 됐다. 통산 세 번째 아시아 왕좌 등극을 위해 한 걸음을 더 내딛게 된 전북이다.

전북은 18일 오후 5시 일본 사이타마현의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대구와의 단판 승부에서 2-1로 승리했다. 후반 11분 대구 제카의 골이 있었지만 후반 1분 송민규,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 김진규의 골로 전북이 8강에 진출했다.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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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조 2위로 16강에 오른 전북은 이 경기 전까지 K리그에서 대구와 함께 트레블(리그, FA컵, ACL) 가능성이 살아있는 유이한 팀이었다. 하지만 대구가 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유일한 후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8라운드 맞대결에서 1-3 패배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인 전북이다. 2위 전북(27경기·승점 49)은 이 패배로 선두 울산(26경기·승점 55)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승점 6점을 뒤지게 됐다. 리그 선두 추격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그렇기에 ACL 일정은 전북에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절호의 기회였다. 16강부터 4강 토너먼트까지 8월에 중립 지역에서 한 번에 치르는 이번 대회에서 전북이 4강까지 진출하고 귀국한다면 리그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06년, 2016년에 이은 세 번째 ACL 우승이라는 목표도 충분한 동기부여였다.

전북 김상식 감독 역시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선수들이 도전과 압박, 그리고 실수를 줄이며 실점을 하지 않아야 한다. 대구는 세트피스가 강하기에 그 부분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 그 동안 ‘원 팀’으로서의 모습이 약했던 부분이 있다. 이번 경기에 원 팀으로서 선발과 교체 선수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상대의 장신 수비수들을 뚫고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하지만 대구는 전반전 내내 수비를 단단하게 가져가며 전북에게 골을 내주지 않았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무승(5무 5패)에 빠져 있는 대구였기에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느껴지는 수비로 전반전을 0-0으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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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전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분 전북 미드필더 맹성웅이 전방 오른쪽 측면을 향해 오른발 긴 패스를 뿌렸다. 한교원이 대구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후 대구 왼쪽 윙백 케이타 앞에서 몸속임 동작 후 박스 안에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 있던 송민규가 이를 그대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슈팅이 원바운드 된 후 대구 골키퍼 오승훈의 다리 사이로 빠지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승리가 고픈 대구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11분 대구 미드필더 황재원이 센터서클 부근에서 전방으로 오른발 긴 패스를 찔렀다. 이를 전북 센터백 윤영선이 먼저 포착했지만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패스가 대구 공격수 제카에게 흘렀다. 제카가 이를 그대로 박스 안 오른쪽까지 몰고 가서 오른발 낮은 슈팅을 때렸고 공은 전북 골키퍼 송범근의 다리 사이를 지나 대구의 동점골이 됐다. 이후 더는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두 팀은 연장전으로 향했다.

경기의 주인공은 전북 김진규였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 바로우가 왼쪽에서 올린 왼발 크로스를 문선민이 헤더로 떨궜고 혼전 속에 문전에 흐른 공을 김진규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팀에 8강행을 안겼다.

승리가 간절했던 대구의 끈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통산 세 번째 ACL 우승을 노리는 전북이 열망이 조금 더 승리에 가까웠다. 이로써 다시 한번 아시아 정상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된 전북이다.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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