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원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주원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카터’가 전 세계를 매료시켰다.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한국, 미국, 일본 등 총 90개국의 톱10 리스트에 오르며 흥행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이후로 넷플릭스 작품은 처음인데 전 세계에 공개된다고 생각하니까 더 떨리고 설렘도 커요. 이때를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국의 액션이 이런 것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카터’는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주원)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리얼 타임 액션물로 앞서 ‘내가 살인범이다’, ‘악녀’를 통해 감각적인 액션을 선보였던 정병길 감독의 신작이다.

“처음 감독님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을 땐 확 와닿진 않았어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찍으시려는 거지?’ 하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카터’를 애니메이션화해서 보여주셨는데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굉장히 획기적이었고 이렇게만 된다면 해내고 싶었어요. 액션을 끝까지 보여주는 영화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새로운 걸 원하는 분들에겐 신선한 재미를 안길 수 있는 영화라고 확신해요.”

주원이 맡은 카터는 자신의 이름도, 나이도 모른 채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바이러스의 유일한 치료제인 소녀를 데려와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인물이다. 주원은 인간 병기인 카터 캐릭터를 위해 3~4개월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7kg 벌크업은 물론 과감한 삭발, 노출까지 감행했다.

“어떤 일이든 헤쳐 나가는 든든한 남자를 그리고 싶었어요. 자기 기억을 지우면서까지 미션을 수행하는 게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제가 멘탈이 강한 편인데 ‘카터’는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촬영 끝나고 공허해서 힘들기도 했어요. 외적인 모습을 많이 바꿔서 그런지 오히려 피 분장했을 때 주원 같고, 분장을 지우면 제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만큼 제가 ‘카터’에 애정을 갖고 집중했다는 증거겠죠.”

러닝타임 내내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고강도 액션신은 ‘카터’의 정체성 그 자체이기도 하다. 주원은 맨몸 액션부터 카체이싱, 오토바이, 기차, 헬기, 스카이다이빙 등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의 대부분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극 초반 나체로 목욕탕에서 벌이는 격투 신은 높은 수위로 큰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목욕탕 신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또 걱정했던 장면이에요. 카터가 본인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폭발하는 신이라 임팩트를 주고 싶었거든요. 물론 위험했죠. 미끄러질 수도 있고 실오라기 하나만 걸친 상태라 부담도 있을 수 있는데 그게 카터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했어요. 군대에서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들어가서 발가벗고 수백 명이랑 같이 샤워할 때 ‘아 여긴 군대구나, 이제 내가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거든요. 카터도 같아요. 옷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끝까지 몰아가기 위한 장치였다고 생각해요. 특히 목욕탕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맨몸 액션이 한국적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액션 시퀀스들이 참신하고 화려한 연출로 호평 받았지만 주원이 ‘카터’를 선택한 이유가 비단 액션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매번 획기적인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최대한 꾸준히, 또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 연기 공부할 때부터 연기자는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배워왔어요. 평범한 캐릭터도 많이 해봤지만 누군가는 새로운 걸 해야 앞으로 발전할 수 있잖아요. ‘카터’의 대본, 촬영 방식을 보면서 이런 걸 누군가는 해야 한다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 이유로 선택한 작품들이 꽤 많은데 ‘카터’도 그랬어요. 보시는 분들도 새로웠겠지만 저한테도 신선한 작품이었어요.”

감각적인 액션으로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흥행에 성공한 ‘카터’는 주원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2015년 ‘그놈이다’ 이후 무려 7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인데다 극장 개봉이 아닌 첫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각시탈’, ‘굿닥터’, ‘용팔이’ 등 주원이 소신으로 이어온 도전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예고 졸업하고 연기 전공으로 대학 다니면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해보자’ 했던 기억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남아 있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도 할아버지 역할 맡고 남들이 꺼려하는 캐릭터를 많이 했어요. 오히려 그런 게 더 흥미로웠어요. 과감하게 변하는 건 배우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해요. 물론 잘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문을 두드려야죠. 그게 이왕이면 저였으면 좋겠어요. ‘카터’의 현장을 경험한 건 우리나라에서 저밖에 없잖아요.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큰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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