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대구FC의 무승 기록이 끝날 줄을 모른다. 주장의 진심어린 메시지와 함께 심기일전했던 대구지만 현실은 바라는 대로 이뤄지는 것만은 아니었다.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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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10일 오후 7시 30분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4라운드 강원FC와의 원정 순연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42분 터진 강원 갈레고의 원더골에 무릎을 꿇었다.

대구는 이 패배로 3연패에 빠진 것은 물론 리그 9경기 연속 무승(5무 4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지난 시즌 3위로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냈던 대구는 현재 5승 12무 9패(26경기·승점 27)의 성적으로 강등권인 10위 김천 상무(25경기·승점 26)와 한 점 차 9위에 머물러있다.

무승의 터널이 시작되기 전까지 대구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대구는 17라운드까지 5승 7무 5패를 거두며 리그 6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대구는 심지어 꽤나 긴 무패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5월 5일 10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부터 7월 9일 21라운드 울산 현대전까지 약 두 달 동안 12경기를 치르면서 3승 9무를 기록했다. 비록 무승부의 비중이 많긴 했지만 이는 대구 구단 역사상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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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울산전까지만 해도 무패 기록이 ‘무승 터널’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22라운드 FC서울전 1-2 패배로 무패 행진을 마감한 대구는 해당 경기부터 지금까지 1무 4패에 그쳤다. 무패 기간 마지막에 18라운드부터 기록한 4연속 무승부는 자연스레 기나긴 무승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무승이 계속해서 길어지자 대구 주장 김진혁이 팬들 앞에 섰다. 김진혁은 지난 7일 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2-3 패배를 당한 2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진심어린 얘기를 전했다.

8일 대구 구단 공식 SNS에 올라온 영상에서 김진혁은 “솔직히 선수들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정말 죽기 살기로 축구하고 선수단끼리도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다 변명인 걸 알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꼭 반전하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죄송하다”며 팬들에게 반등을 약속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전 종료 후 팬들에게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하는 대구FC 주장 김진혁. ⓒ대구FC SNS
인천 유나이티드전 종료 후 팬들에게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하는 대구FC 주장 김진혁. ⓒ대구FC SNS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김진혁의 진심이 팬들에게 전해진 이후 맞이한 강원전에서 양 팀이 후반 막판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믿기지 않는 골’이 터지면서 대구는 ‘믿고 싶지 않은 결과‘와 마주해야 했다. 후반 39분 교체 투입된 강원의 외국인 공격수 갈레고가 고작 3분 뒤인 후반 42분 대구 페널티 박스와 거리가 꽤나 있는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 무회전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이 공은 골문 앞에서 뚝 떨어지는 궤적을 그린 뒤 대구 골키퍼 오승훈의 오른발을 맞고 그대로 강원의 결승골이 됐다.

대구는 다시 한번 죽기 살기로 뛰었지만 이번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선수들도 팬들도 이유를 알 수 없어 지치는 가운데, 한여름 더위보다 더욱 답답하게 느껴지는 대구의 ‘무승 터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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