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에서 천재 해커 리우 역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소년미의 대명사였던 이현우가 소년미를 벗고 다부진 남성적 매력이 가득한 캐릭터로 돌아왔다. 

이현우가 군제대 후 3년만에 내놓는 복귀작인 넷플릭스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렸다. 

이현우가 '종이의 집'에서 연기한 리우는 전통적 엘리트 코스를 밟은 부잣집 아들이지만 부친의 꿈 때문에 의대생이 된 탓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나쁜 길로 빠지게 된다. 어린 나이부터 명석한 두뇌로 해킹을 해서 큰 사건을 일으키며 일으킨 천재 해커로 교수(유지태)의 제안에 의해 강도단과 함께 하는 인물이다.

'종이의 집'을 포함해 지난 2019년 10월 군 제대 후 영화 ‘영웅’, ‘도그데이즈’, ‘드림’까지 총 4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해왔던 이현우는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2017)이후 첫 복귀작으로 '종이의 집'을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다. 

한 때 국민남동생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현우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풋풋한 청춘의 색채와 에너지 넘치는 남성적 매력이 공존하는 천재 해커 리우 역을 통해 대중들을 향한 신고식을 무사히 치렀다. 

- 제대 후 첫 복귀작이어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처음 캐스팅이 확정된 던 날 기억나나. 

▶ 제가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된 걸로 안다. 촬영 2주 전 감독님과 미팅이 잡혀서 첫 미팅 장소에서 대화를 한참 나눴는데 감독님이 바로 '잘 해보자'고 인사하시더라. 원작 드라마의 팬으로서 '종이의 집' 미팅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엄청 설레고 행복했다. 감독님이 호탕하게 웃으시며 "잘 해보자"라고 하시는데 제가 정말 리우 역으로 캐스팅 된 것이 맞나 싶더라. 행복한 순간이었다.

- 유지태, 박해수, 김윤진, 전종서 등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이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 배우는. 

▶ 각각 선배님들께 너무 많은 걸 느꼈다. 유지태 선배님은 현장에 서 계시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으시기에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다. 교수의 복장을 입고 현장에 오셔서 철두철미하게 나긋나긋하게 이야기하실 때 힘을 주지 않아도 파워가 느껴지더라.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 박해수 형은 베를린이라는 캐릭터가 힘이 넘치는 캐릭터이지만 박해수 형이 그 역할을 했기에 그런 매력이 가능했다고 본다. 파트1, 2를 통 털어 리우 입장에서 베를린의 힘에 지기 싫다는 마음이 계속 들더라. 덕분에 저도 재미있게 연기 할 수 있었다. 김지훈 형은 덴버의 터프하고 강한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섹시함과 털털한 매력이 공존했던 게 기억난다. 김윤진 선배는 정말 천사 같으셨다. 현장에 오실 때 항상 밝은 모습으로 오셔서 늘 뭔지 모를 여유와 아우라가 느껴졌다. 저와 붙는 장면은 없었지만 윤진 선배님과 현장에서 보낸 시간은 너무 따뜻했다. 

- 리우가 끊임없이 애정 공세를 펼치며 거절 당하는 도쿄 역 전종서와 호흡이 가장 밀접했는데. 

▶ 도쿄라는 인물이 가진 명확한 구도가 있지만 전종서가 펼치는 특유의 분위기가 강렬했다. 표정 속에서 크게 뭘 드러내지 않아도 감정의 오묘한 변주를 주는 배우더라.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스타일과 느낌을 전종서 배우에게 느낄 수 있었다. 

- 리우는 계속해서 대시를 하지만 도쿄는 거듭 거부하는 장면들이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담겼다. 조폐국에 잠입한 강도단이라는 큰 이야기가 주는 긴장된 스토리 라인에서 리우와 도쿄의 신들이 숨쉴 공간을 만들어 주는 느낌이던데.

▶ 리우는 틈만 나면 계속 도쿄에게 마음을 전달한다.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다가선다. 연기자로서는 그 모습을 다소 허술한 듯 지질해 보일수도 있는 방식으로 풀었다. 도쿄는 철벽을 치고 일에만 집중하지만 아주 조금씩 감정의 변화가 있다. 파트1에서 리우의 고백 방식이 다소 어리고 서툴지만 파트2에서 좀 더 남성적 모습이 좀 더 깊어질 수 있도록 전초전을 펼쳤달까. 전종서 배우의 리액션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무덤덤한 듯 보이지만 도쿄를 마주하고 있으면 단순히 차가운 느낌이 아닌 묘한 느낌이 있었다. 리우가 도쿄에게 매력을 느낀 점도 그런 것이다. 도쿄는 매번 거부하지만 리우가 그녀의 매력에 빠져 들고 더 깊어지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모습을 전종서의 리액션 때문에 자연스럽게 천연덕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 풋풋하고 설레는 20대의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현장에서 가장 유쾌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 파트1에서 강도단이 상대편에 해킹을 당하는 장면에서 리우가 패닉을 겪는 신이 있다. 김지훈 선배가 체격이 좋으시잖나. 그 떄 덴버가 리우를 밀치며 '정신 차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훈이 형이 저를 한 번 밀 때마다 저도 같은 남자로서 지기 싫은 마음이 있는데 몸은 막 흔들리는 거다. 메이킹 필름에 그 장면이 담긴 걸 보고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다.(웃음) 

- 리우 캐릭터를 어떻게 구상하고 디자인했는지 궁금하다. 

▶ '종이의 집'에는 강도단과 TF팀, 인질 등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매력적이고 힘이 있는 캐릭터들이 많다. 리우는 해커라는 특성상 모니터 앞에 자주 앉아 있거나 다른 인물들과 한 공간에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리우만이 등장할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다른 선배님들과 아예 다르게 캐릭터에 접근해서 차별성을 가지고 이현우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무엇을지 생각해봤고 제 나이 또래들이 보여줄 수 있는 천진난만하고 어린 측면을 강조했다. 젊은 시청자층에 어필할 수 있는 모습들을 가져가려 했다. 

- 오랜 시간 가수 아이유와 절친으로 지내온 걸로 유명하다. 영화 '드림'에서 함께 호흡했는데 '종이의 집'에 대해 응원받은 것이 있나. 타작품에서 함께 한 동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 아이유는 저희가 '종이의 집' 촬영을 끝내고 '드림'을 촬영할 떄 그 현장에 아이유도 있었고 박서준 형, 김종수 선배님 등 많은 분들이 계셨다. 대부분의 분들이 '종이의 집'에 관심이 많으셨고 한국 버전의 리메이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어봐 주셨다. 관심들을 많이 가져주셨고 그런 것에 힘입어 더 열심히 촬영할 수 있더라. 영화 '영웅'의 윤제균 감독님과 선배님들과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정성화 선배님도 큰 관심을 가져주셨다. 

- '종이의 집'은 방송 후 2주연속 넷플릭스 톱10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1위를 하며 선방했다. 해외 팬층이 늘어나는 걸 실감하나. 

▶ 제 개인 SNS팔로워 수가 갑자기 10만명, 20만명씩 늘어나고 제 게시글에 '좋아요' 반응도 많아져서 놀랐다. 제가 모르는 외국어 댓글도 많아졌다. 이런 반응들이 너무 감사하고 신기하다. 

- 군 제대 후 외형적 변화도 커진 것 같다. 누가 봐도 선이 굵어져 보인다고 할까. 

▶ 피트니스를 열심히 하고 있다. 군대에 다녀오면서 체형도 많이 변했다. 군에 다녀오니 체중이 8kg가량 늘었다. 예전에는 뼈 자체가 얇았다면 군에 다녀오면서 뼈가 굵어졌다고 할까. 스타일리스트 분들도 뭔가 통이 커진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신다. 군대 가기 몇년 전부터 더욱 선굵은 남성미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전엔 그런 것이 숙제였다면 요즘은 편안하다. 나이를 먹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하면서 이미지도 사람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 해외 팬들이 급격이 늘면서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나. 

▶ 아직 해외 진출까지는 생각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다. 제가 돈을 좇거나 인기를 좇기 위해 배우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연기하는 것이 좋고 재미있어서 많은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언젠가 팔로워수도 급증하고 월드스타가 되면 좋겠지만 그것이 목표는 아니다. 

- 선보이는 작품들에 비판하는 리뷰들이 있을 땐 서운한 마음도 생길 것 같은데. 

▶ 매번 작품이 공개될 때 설레는 마음도 많지만 불안하고 걱정될 때도 있다. 늘 좋은 말씀만 듣고 사랑만 받으면 좋겠지만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으면 안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가. 꼭 배우라는 직업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양쪽 반응을 통해 더 많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저 또한 더 성장해갈 수 있는 것 같다. 

- 군 입대 이전과 연기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 점이 있나. 

▶ 정말 많이 바뀌었다.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영웅' '종이의 집' '드림' '도그데이즈' 등 쉴 틈 없이 촬영을 이어 왔는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예전에도 연기가 즐거웠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직업적으로 연기하고 있을 때 너무 재미있더라. 저 스스로 열정이 많이 생겼다는 걸 깨달았다. 배우라는 직업에 더 깊게 접근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스스로 어떤 힘이 생긴 것이 느껴진다고 할까. 연기적으로 작품을 통해서 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욕망이 커졌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