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잭 렉스(29·롯데 자이언츠)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번엔 롯데가 자랑하는 '성담장'도 훌쩍 넘겼다.

렉스는 2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잭 렉스. ⓒ연합뉴스
잭 렉스. ⓒ연합뉴스

렉스는 후반기를 앞두고 DJ 피터스를 대체하는 외국인 선수로 거인 군단에 합류했다. 렉스는 신장 188cm, 몸무게 86kg에 체격을 갖춘 우투좌타 외야수이다. 장타력과 콘택트 능력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 타율 3할3푼1리, 홈런 6개, OPS(장타율+출루율) 1을 기록해 이를 증명했다

렉스는 KBO리그에서도 맹타를 이어가고 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7월 24일 KIA 타이거즈전, 7월 2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후 두산과의 남은 2경기에서 3안타씩을 터뜨리며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기세를 탄 렉스는 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안타를 뽑아내더니, 31일엔 KBO리그 데뷔 첫 홈런포를 뿜어냈다. 롯데가 원했던 장타력과 정교함을 모두 과시한 셈이다.

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렉스에게도 한 가지의 과제가 남아 있었다. 바로 홈경기에서의 활약이었다.

사직야구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리모델링을 했다. 내야 전체를 2.884m 뒤로 당겨, 홈플레이부터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를 종전 118m에서 121m로 넓혔다. 또한 4.8m로 국내에서 가장 높았던 담장을 6m까지 높였다. 롯데 성민규 단장 주도로 이뤄진 이 작업으로 인해, 사직구장의 높은 담장은 일명 '성담장'으로 불렸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에서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롯데는 전임자 피터스에게 성담장을 넘기고 넓어진 외야를 뛰어난 수비력으로 채워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피터스는 예상보다 떨어진 수비력으로 롯데에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더불어 피터스의 홈성적은 원정성적보다 매우 떨어졌다. ‘성담장’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DJ 피터스. ⓒ스포츠코리아
DJ 피터스. ⓒ스포츠코리아

▶피터스의 2022시즌 홈-원정경기 주요 타격성적

홈경기 : 타율 0.185-3홈런-OPS 0.545

원정경기 : 타율 0.277-10홈런-OPS 0.875

렉스 또한 피터스처럼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그만큼 성담장은 높았다. 렉스가 맹타를 휘둘렀던 두산과 삼성전 모두 원정경기였다.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바뀐 사직구장에서의 의구심은 남아있었다.

그러나 렉스는 2일 LG전에서 공 1개만에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씼었다. 렉스는 상대 투수 애덤 플럿코의 초구 146km/h를 받아쳐 외야석 우측 상단에 타구를 꽂았다. 비거리 125m에 이르는 대형홈런이었다. 성담장이 더 높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엄청난 타구였다.

사직구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힘을 과시한 렉스. 롯데는 이제야 비로소 '성담장'도 넘길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데려왔다.

잭 렉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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