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영화 '비상선언'의 주연을 맡은 이병헌이 최근 자신의 연기에 대해 반성한 지점에 대해 밝혔다. 

이병헌은 28일 오후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연기에 있어서 타성적인 배우가 되는 것을 경계한다. 제 연기가 습관처럼 나오는 것이 아니면 좋겠다. 엉뚱하다면 엉뚱할 수 있고 창의적이라면 창의적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내 안에서 반짝하는 게 있어서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습관적으로 나오는 것들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며 평소 연기에 대한 지론을 밝혔다. 

이병헌은 이어 "'우리들의 블루스'를 찍을 때 김혜자 선생님, 고두심 선생팀을 보면서 반성한 순간이 있었다. 그 두 분은 굉장히 다른 스타일의 배우이시다. 현장에서 두 분 연기를 지켜보니 고두심 선생님은 촬영 현장에 도착하셔서 카메라가 돌아가기 직전까지 수십번 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시더라. 그 모습을 보며 정말 내가 반성해야겠구나하고 느꼈다. 나는 저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은 "김혜자 선생님은 대사를 연습하고 리허설을 하고 그러지는 않으신다. 하지만 그 정서에 빠져 있으려고 노력하신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불쌍해'라던가 '정말 못됐어'라고 하는 말씀을 툭하고 하실 때가 있다. 동석이가 됐건 옥동이 됐건 계속 인물들을 생각하고 빠져 있으시려고 하는 노력을 하시더라. 그 두 분 선생님을 보며 내가 정말 태만해지고 게을러졌구나라고 느꼈다. 정말 반성하는 기회가 된 작품이었다"로 말했다.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영화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병헌은 극 중 딸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로 떠나기로 한 재혁 역을 연기했다. 

이병헌은 영화 '비상선언'의 출연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 영화가 재난 영화라는 장르적 색채를 지녔지만 재난 자체보다는 재난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맞닥뜨렸을 때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우리 인간의 이기심이 드러나는 순간도 있고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숭고한 희생 정신이 발현되는 순간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뭘까'라는 질문을 관객 스스로 던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병헌은 "시나리오 속 스릴감이 충분히 영화 안에 다 담겼다고 생각한다. 360도를 회전하는 비행기 내부 상황 속에서 승객들의 머리가 하늘로 치솟고 땅에 있던 사람들이 하늘로 거꾸러지는 장면 등은 관객들의 머릿속에 남을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4D영화가 아니더라도 관객들이 우리 영화에서 비행기 안의 승객이 된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을만큼 충분히 몰입감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언론시사회 후 20대 시절 공황장애를 겪은 사연을 밝힌바 있는 그는 "20대 때 비행기에서 처음 그런 경험이 있었다. 이후 비행기에서는 공황장애 등을 느낀 적이 없는다. 다른 상황에서 그런 증상이 발현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지금도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는 전혀 그런 게 없다. 오히려 이병헌 자신으로 무대에 오르거나 할 때 그런 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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