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에 최고의 동료로 활약한 데얀 쿨루셉스키가 자국 토크쇼에 출연해 최종전 노리치 시티전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스포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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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루셉스키는 최근 스웨덴 토크쇼인 ‘DÅ ÄR VI IGÅNG’에 출연해 2021~2022시즌의 소회에 대해 털어놨다.

쿨루셉스키는 전반기는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뛰었지만 주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고 겨울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 잉글랜드 토트넘 훗스퍼로 임대이적했다.

임대이적하자마자 쿨루셉스키는 해리 케인-손흥민과 함께 3톱을 형성했고 리그 18경기 5골 8도움의 엄청난 활약으로 토트넘을 챔피언스리그로 이끌었다.

특히 최종전이었던 노리치 시티전에서는 재밌는 장면이 있었다. 후반 16분경 쿨루셉스키는 골키퍼를 젖히고 골대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도 슛하지 않고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만들기 위해 패스를 했다가 땅을 차는 바람에 패스가 제대로 되지 못해 득점 기회를 놓쳤다. 이후 다행히 손흥민이 2골을 넣어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23골로 EPL 득점왕인 골든부츠를 받았기에 망정이었다.

이 장면에 대해 쿨루셉스키는 토크쇼에서 “골키퍼를 젖혔을 때 너무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그래서 나는 ‘일단 진정하자’라고 생각했고 ‘괜찮아. 골대는 비었어. 너의 시간을 가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생각하며 한번 더 볼터치를 했고 ‘이제 슈팅할 차례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 손흥민을 봤다”며 “손흥민이 ‘패스해’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손흥민은 득점왕 등극을 위해 한골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경기 전에 팀원 모두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해 득점왕을 도와주기로 했었던게 기억났다”고 말했다.

쿨루셉스키는 “‘골은 잊어버리고 손흥민에게 패스해 골을 만들어주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흥민에게 패스했는데 그게 하필이면 땅을 차고 말았다. 최악의 터치를 했고 공은 너무 천천히 굴러갔다. 그래서 수비가 걷어냈다. 그때 나는 서서 ‘내가 대체 어떤 멍청한짓을 한거지?’ ‘이세상 최악의 멍청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부끄러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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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후 손흥민이 2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했기에 해프닝으로 넘어갔지만 이장면이야말로 팀원들이 얼마나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지 명백히 보이는 장면이기에 오히려 더 고맙고 짠하기도 했다.

손흥민도 최근 국내 기자회견에서 “친구들이 어떻게 보면 남의 일인데, 자기 일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고 행복감을 느꼈다. 감독님은 UCL 진출만 목표라고 평소에 말하셨는데, 최종전 전반전을 마치고 그래도 '손흥민 득점왕을 향해 도와줘야한다'고 말해줬다”며 “교체투입되는 선수들마다 '득점왕 만들어줄게'라고 말했다. 루카스 모우라, 스티븐 베르바인 등 포지션 경쟁자들도 그렇게 말해줬다. 득점왕이 된 뒤, 친구들이 자기일처럼 좋아해주는 것들이 너무나도 고마웠고 행복했다”는 뒷이야기를 푼 바 있다.

손흥민 득점왕 만들기는 모두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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