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0-1로 지고 끝낸 전반전.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껴놨던 ‘주전급 선수’들인 허용준-임상협-김승대-신진호까지 무려 4명을 한번에 투입한다.

이 교체 후 20분이 지난 후반 20분. 전광판 스코어는 0-1이 아닌 2-1 포항의 역전을 가르키고 있었다. 경기 후 스코어는 무려 4-1.

포항 김기동의 과감한 ‘4명 동시투입’은 가뜩이나 압도적 최하위로 벼랑 끝에 있는 성남FC 김남일 감독을 더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포항 김기동 감독. ⓒ프로축구연맹
포항 김기동 감독. ⓒ프로축구연맹

포항은 5일 오후 7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0라운드 성남FC 원정경기에서 0-1에서 4-1 대역전승을 거뒀다.

선제골은 홈팀 성남의 몫이었다. K리그2 FC안양으로부터 정석화와 트레이드해 영입한 윙어 심동운이 성남 데뷔전에서 전반 22분만에 무려 4개의 슈팅을 때려 선제골을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외국인 선수 팔라시오스가 올린 크로스를 뒤에서 달려 들어오며 왼발을 정확히 갖다대 성남 데뷔전 데뷔골을 넣었다.

드디어 올시즌 첫 홈경기 승리를 거두는가 했던 성남이다. 하지만 ‘진짜’는 후반전부터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0-1로 지고 있는 포항 김기동 감독은 공격수 3명(허용준-임상협-김승대)과 미드필더 1명(신진호)을 투입했다. 4명 모두 포항의 원래 주전급 선수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일단 벤치에서 대기했지만 팀이 위급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다.

그러자 완전히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후반 12분 박승욱의 오른쪽에서의 크로스를 교체선수 허용준이 먼포스트에서 헤딩 동점골을 넣더니 후반 20분에는 또 다시 오른쪽에서 허용준의 크로스를 김승대가 가까운 포스트에서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2-1 역전골을 만들었다.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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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포항 감독의 과감한 교체가 교체 선수 2명이 2골을 만드는 최고의 보답이 된셈이다. 성남 김남일 감독 입장에서는 상대의 예상 못한 4명 교체로 단숨에 경기가 뒤집혀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포항은 후반 32분 고용준의 도움을 받은 김승대의 추가골로 쐐기골까지 넣으며 3-1 완벽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승대는 지난 주말 동해안더비 멀티골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골 행진. 후반 추가시간에는 허용준의 패스를 받은 또 다른 교체선수였던 임상협까지 골을 만들며 무려 4-1의 스코어로 대역전승했다. 

포항은 전반전 0-1의 아쉬운 결과로 마쳤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4명을 투입하는 강수로 교체선수들이 4골 2도움을 만들어내는 맹활약으로 최하위 성남에게 패할 뻔한 위기를 이겨내고 리그 3위(20경기 승점 33)를 공고히 했다.

반면 성남은 또 다시 패하며 20경기 승점 12점에 머물며 그나마 가장 승점이 가까웠던 김천 상무가 같은시각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벌어가 승점 21점이 되며 승점 9점차까지 벌어진 최하위가 됐다.

가뜩이나 경질 압박을 받고 있는 성남 김남일 감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됐다.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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