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KIA 타이거즈가 자랑하는 ‘JJJ 트리오’의 퍼즐 한 조각이 사라졌다. 그러자 KIA 불펜이 도미노 쓰러지듯 모두 쓰러졌다. 겉잡을 수 없는 연쇄작용에 수를 쓰지 못한 KIA는 뼈아픈 재역전패, 시리즈 스윕 그리고 시즌 4연패를 다 안았다.

ⓒ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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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2차전 원정경기에서 4-5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그냥 역전패가 아니었다. 경기 초반 선발 투수 한승혁이 제구 난조에 허덕이면서 2실점했고 이어 이지영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0-3으로 끌려간 경기였다. 하지만 6회초 박동원의 추격을 알리는 투런포와 상대 실책을 곁들여 3-3 동점을 맞춰냈고, 이어진 7회초 나성범의 벼락같은 솔로포로 4-3으로 승부를 아예 뒤집었던 KIA다. 이 점수를 지켜내기만 했다면 스윕 굴욕은 피할 수 있던 KIA다.

원래의 KIA 필승조라면 1점차 살얼음판 리드지만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KIA가 자랑하는 장현식-전상현-정해영으로 이어지는 ‘JJJ 트리오’가 각자 맡은 1이닝씩을 완전히 삭제하는 장면은 심심치 않게 봐왔던 KIA 팬들이다.

하지만 하늘이 KIA를 버린 것일까. 장현식이 가장 필요했던 이날, 그는 팔꿈치에 쌓인 피로도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되고 말았다.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피로가 많이 쌓였다. 열흘 쉬면서 한 턴 빠진 후에 바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최근 KIA가 타이트한 경기가 속출해 불펜진에 큰 짐이 지어졌었고 그에 따른 여파로 결국 한 차례 쉬어가게 된 장현식이다.

그에 따라 이날 KIA는 7회초 박준표를 올렸다. 이미 김종국 감독이 경기 전 “7회는 상황을 봐서 박준표, 윤중현, 이준영을 쓸 것”이라 말한 그대로였다. KIA는 윤중현과 이준영 카드를 한승혁이 일찌감치 물러난 6회에 소진했기 때문에 남은 옵션은 박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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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준표는 만족스런 성적을 내지 못했다. 첫 타자 김준완부터 제구가 잘 잡히지 않더니 결국 몸 맞는 공을 내주며 출루를 내줬다. 이어 김휘집과의 승부에서까지 연속 2볼을 던지면서 크게 흔들렸다. 결국 김종국 감독은 이르게 칼을 빼들었다. 한 점차 승부였기에 제구가 되지 않는 투수로는 점수를 지키지 못한다는 판단. 8회를 책임져야할 전상현은 그렇게 이르게 호출됐다.

전상현은 2볼의 카운트까지 안고 상대한 김휘집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어 이정후를 고의사구로 보내고 김혜성-이용규에게 연속 뜬공을 유도하며 위기를 지워내며 제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그리고 이어진 8회. 전상현이 일단은 다시 마운드에 섰다. 다른 옵션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체력을 소진한 전상현은 이닝 첫 타자 신준우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맞으며 출발했다. 이지영은 삼진으로 잡았지만 김웅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오면서 크게 흔들렸다. 결국 KIA는 8회 1사 1,2루에서 결국 마무리 정해영을 이르게 부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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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이 상대한 첫 타자는 전병우. 그는 1B1S에서 정해영의 패스트볼을 그대로 맞받아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주자 모두가 홈을 밟으면서 점수가 5-4, 키움의 리드로 바뀌고 말았다. 이후 연속 투수 땅볼로 이닝은 마쳤지만 아무것도 손에 남지 않은 KIA였다.

결국 KIA는 그렇게 잃은 리드를 되찾지 못했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2사 만루까지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갔지만 마지막 시원한 한 방이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 패배했다. 시리즈 스윕과 동시에 4연패까지 안은 KIA다.

퍼즐 한 조각이 이렇게나 소중했다. 다르게 보면 비어버린 한 자리를 채워줄 마땅한 투수가 없다는 사실도 된다. 그 현실이 너무나도 시리게 다가오는 KIA다. 이제 KIA는 장소를 문학으로 옮겨 선두 SSG 랜더스를 만난다. 설상가상 로니 윌리엄스의 방출로 비어버린 로테이션이 이번 선발 투수 차례다. KIA는 김도현을 대체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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