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KIA 타이거즈가 새 외국인 투수로 토마스 파노니(29)를 영입했다. 그러나 파노니가 약물 양성 반응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토마스 파노니. ⓒAFPBBNews = News1
토마스 파노니. ⓒAFPBBNews = News1

KIA는 28일 “파노니와 연봉 30만 달러(이적료 별도)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KIA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의 부진과 션 놀린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선발진 양현종과 이의리, 임기영, 한승혁 등이 이들의 공백을 메웠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외국인 투수의 공백이 두드러지면서 불펜진의 부담도 커졌다.

결국 KIA는 최근 부진했던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자로 파노니를 낙점했다. KIA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KBO리그팬들의 팬심은 들끓고 있다. 파노니가 약물 전력이 있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파노니는 2018년 3월 단백동화스테로이드(데히드로클로로메틸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으로 8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파노니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징계를 소화한 뒤 리그로 돌아왔다.

약물 이력은 스포츠의 공정성에 흠집을 낸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스포츠의 공정성을 강조하며 파노니의 영입을 규탄하는 글들이 게재됐다. “KIA가 굳이 약물 선수를 데려와야 했나”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브리토. ⓒ스포츠코리아
소크라테스 브리토. ⓒ스포츠코리아

KIA는 올 시즌 이미 약물전력이 있는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외국인 야수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소크라테스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타팀팬들도 상당수였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약물 전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했으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된 것이다. 일부팬들은 강정호의 KBO리그 입성을 허구연 총재의 권한으로 막았으니 파노니 또한 제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게재하고 있다.

물론 파노니가 KIA에 입단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미 약물 전력이 있는 선수들을 그동안 문제없이 받아왔고 이를 막을 규정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그의 공정성에 흠집이 생기고 팬들의 불만이 쌓이면 KBO리그도 좋을 것이 없다. 지난해 술판 파동으로 인한 리그 중단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팬들에게 외면을 당했던 것은 ‘리그 중단으로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이득을 받았다’는 여론 때문이었다.

허구연 총재가 취임 후 강조한 ‘클린베이스볼’, ‘팬퍼스트’에도 약물 이슈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2023년부터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다. 약물 이슈를 쉽게 지나치면 더 큰 후폭풍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토마스 파노니. ⓒAFPBBNews = News1
토마스 파노니. ⓒAFPBBNews = News1

KBO로서는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어느 시기부터 약물 전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없게 만드는 등의 방안도 고민해봐야할 시점이다.  

강정호의 KBO리그 입성을 막으며 ‘클린베이스볼’에 한 발짝 다가섰던 KBO리그. 그러나 KIA발 약물 이슈가 발생했다. 리그의 공정성이 훼손되면 팬들은 외면하게 된다. 지금 당장 해법을 찾기 힘들더라도, 장기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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