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서 선우진 경감 역
"원작 부담감 有, 양날의 검으로 느껴졌다"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꿈같은 기회로 느껴졌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배우 김윤진(50)이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매력적으로 느꼈던 이유는 과거의 경험과 앞으로의 기대 모두 작용했다. 과거 출연한 미국 드라마 '로스트'를 통해 세계 팬들을 만난 경험과 감독,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그 이유였다.

"먼저 작가님이 쓰신 대본이 마음에 들었고, 김홍선 감독님의 팬이기도 했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또 다른 이유는 '종이의집'이 넷플릭스 플랫폼이라는 점이예요. 2010년 '로스트'라는 드라마가 전세계 100개국에서 방영됐는데 당시 배우로서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도 알게 됐거든요. 요즘은 전세계가 K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이럴 때 한국에서 한국말로 한국 배우들과 촬영하고, 그 작품이 전세계로 나간다는 부분이 꿈 같은 현장으로 느껴져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나 스페인 원작으로 인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종이의집' 원작은 역대 넷플릭스 드라마 스트리밍 2위에 빛나는 작품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인들에게 수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또 받고 있다. 김윤진 또한 해당 작품을 봤었던 팬. 원작과의 비교는 숙명이었고 이 때문에 양날의 검으로 느껴지기도 했다고.

"사실 호불호가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도 유지태 씨와 함께 이야기한 부분이 '잘해봤자 본전이다.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점이었죠. 양날의 검이였지만 맨손으로 그 칼을 잡은 이유는 저 또한 원작의 팬으로서 원작이 가지고 있는 힘을 믿었어요. 길이를 압축했기 때문에 디테일한 요소가 빠지긴 했지만 한국적인 서사가 가지는 차별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느꼈어요."

김윤진은 조폐국을 점거한 강도들과 협상에 나서는 선우진 경감으로 변신해 극중 극한의 감정선을 오간다. 강도 무리의 수장인 교수(유지태)와 숨막히는 심리전을 바탕으로 대립한채 협상을 이어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교수는 퇴근 이후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 박선호가 음성을 변조한 인물이다. 

"관객도 알고 있고 교수도 알고 있지만, 선우진(김윤진)만 모르는 기묘한 상황이죠. 긴박한 일을 처리하고 찾아가서 만나는 카페 사장 박선호라는 남자는 선우진이 유일하게 기댈 곳이예요. 2개월 전에 만난 남자지만 유일하게 '내 모습'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남자라고 생각하고 현장에서 몰입해서 연기했어요. 유지태 씨는 워낙 좋은 파트너예요. 첫날부터 누가 봐도 교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몰입해서 현장에 오셨고 저를 여자친구처럼 대해줬죠. 현장에 도착하면 따뜻한 커피도 챙겨주시고 문자와 전화를 하면서 작품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공유한 사이예요. 파트2에서의 로맨스도 기대해주세요."

현장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선우진과 달리 박선호를 만난 선우진은 영락없이 사랑스러운 여성이었다. 유난히도 힘들던 날 술에 잔뜩 취한채 박선호와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김윤진의 현실 연애 연기가 돋보였다는 평. 그러나 실제로 김윤진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한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자리는 많이 가는 편이예요. (웃음). 선우진이 유일하게 자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박선호라고 생각해요. 강도 무리, 특히 베를린(박해수)에게 심리전에서 완벽히 패배하고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날 박선호를 만났을때 어떻게하면 될까 하는 고민으로 연기를 했어요. 답답한 마음에 '악!'하고 소리지르는 장면은 현장에서 나온 장면이예요. 얼마나 답답할까 싶어서요. 큰 짐을 어깨에 지고 있는 여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했어요."

어느 작품이나 그렇듯 대중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그럼에도 김윤진은 "우리 작품이 전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감사하다"면서 "이러한 열풍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것에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하반기에 공개가 예정된 파트2가 그 약속을 지키는 작품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작품에 대한 호평이든 악평이든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에 정말로 감사해요. 한국 배우, 감독, 작가님들이 힘을 모은 한국 작품이 계속해서 사랑 받고 하반기의 파트2까지 잘 이어져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