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야말로 ‘천지개벽’이다. 1년전만 해도 경기를 뛰지 못하는 잊혀가는 선수였지만 K리그 복귀 후 4경기 연속골에 18경기 8골의 맹활약이다.

이승우(24·수원 FC)가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 4년전 월드컵 명단 깜짝 발탁의 충격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승우는 25일 열린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최근 4경기 연속골, 시즌 8호골을 신고했다.

ⓒ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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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장면도 멋졌다. 전반 28분 역습기회에서 라스가 찔러준 스루패스에 골키퍼가 나오자 왼발로 감각적으로 찍어찬 칩슛으로 골을 만든 이승우. 지난 21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엄청난 발리슈팅으로 스스로 “내 축구인생 가장 멋진골”을 만든 이승우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5월 28일 울산 현대전 득점 이후 4경기 연속골. 김천 상무전 1-0 승리의 결승골, 포항전 2-1 승리의 선제골, 그리고 수원 삼성전 3-0 승리의 두 번째골까지 골순도도 높다.

▶잘나갔던 이승우의 추락

2019년 여름부터 이승우의 커리어는 처참했다. 2018~2019시즌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27경기 1골을 넣으며 출전수는 많았지만 팀이 세리에A 1부리그로 승격하자 출전기회를 찾아 벨기에의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한다.

일단 많이 뛰어야 하는 이승우의 상황에서 좋은 선택인 줄 알았으나 신트트라위던은 결과론적으로 최악의 선택이었다. 벨기에 중하위권팀에서도 조차 이승우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첫 시즌 고작 4경기 출전에 그쳤고 다음 시즌 초반에는 자신에게 찾아온 주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포르투갈 1부 포르티모넨스로 갔지만 그곳에서도 전력 외 취급을 받았다.

포르투갈에서 돌아온 뒤 벨기에에서의 세 번째 시즌은 처참했다. 아예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것. 결국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원FC로 돌아오며 2011년 중학생의 나이로 스페인을 떠난 지 11년만에 한국으로 귀환하게 됐다.

▶4년전 월드컵 깜짝 발탁-출전했던 이승우

그렇게 돌아온 한국에서 부진을 예상하는 시선을 날려버리고 18경기 8골 팀내 득점 1위이자 K리그 득점 4위그룹(8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이승우.

2018 러시아 월드컵 명단 발표식 당시 이승우가 호명될때. ⓒ스포츠코리아
2018 러시아 월드컵 명단 발표식 당시 이승우가 호명될때. ⓒ스포츠코리아

이승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직전에 A대표팀에 합류한 깜짝 케이스. 당시 세리에A 엘라스 베로나의 후보급 선수였지만 권창훈, 염기훈, 이근호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신태용 당시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이승우를 깜짝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아직도 당시 명단 발표식에서 이승우의 이름이 발표되자 취재진이 내뱉은 놀라움의 감탄사가 기억날 정도.

이승우는 곧바로 5월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지고 이후 월드컵 스웨덴과 멕시코전에서 교체출전했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가 후반에 상대 수비를 뒤흔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으나 스무살의 이승우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고 한국도 두 경기 모두 패했었다.

▶4년전 충격발탁처럼 다시 가능할까?

이 월드컵 이후 4년간 이승우는 첫 1년정도를 제외하곤(이탈리아 2부시절) 2년반 이상을 출전기회에 목말라하며 커리어가 후퇴했다. 하지만 월드컵이 다가오자 거짓말처럼 살아나며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대표팀 발탁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는 상황이다.

마침 이번 월드컵부터 기존 23인 명단에서 26인으로 명단이 확정됐기에 조금 더 기회가 많다. 물론 이승우가 활약가능한 1,2선의 경우 확고한 주전급 선수(황의조,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에 많은 백업급 선수(남태희, 나상호, 엄원상, 정우영, 권창훈, 조규성, 송민규)들이 있는 위치이기에 쉽지 않다.

또한 K리그 활약만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않는다는 예시도 있다(득점왕 주민규 미발탁). 하지만 이승우의 경우 이탈리아에서 뛰던 2019년 6월까지도 벤투 감독의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라는점도 고려될 수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거짓말처럼 살아나고 있는 이승우. 4년전 그랬던것처럼 또 다시 월드컵을 앞두고 깜짝 발탁되는 충격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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