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2로 맞선 11회말 1사 만루, 두산 베어스의 조수행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그러나 두산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좌익수 오태곤 앞에 떨어지는 타구. ⓒSPOTV 중계화면 캡처
좌익수 오태곤 앞에 떨어지는 타구. ⓒSPOTV 중계화면 캡처

두산은 1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이로써 3연패에 빠진 두산은 올 시즌 20승 1무 17패로 3위에 위치했다.

전날 SSG와 12회말까지 가는 혈투 끝에 9-9 무승부를 거뒀던 두산은 이날 또다시 연장 승부를 펼쳤다.

좀처럼 잡히지 않던 승리는, 11회말 가까워졌다. 김재호의 중전 안타와 정수빈의 번트 안타, 안재석의 볼넷을 묶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조수행이 들어섰다.

장지훈의 초구 체인지업을 지켜본 조수행은 2구 또다시 들어오는 체인지업을 결대로 밀어 좌익수 방면 타구를 만들었다. SSG 좌익수 오태곤이 몸을 날렸지만 바운드 처리가 됐고 3루주자는 홈을 밟았다.

평소같았으면 평범한 끝내기 안타였을 상황. 관중석에 있는 두산팬들과 더그아웃에 있던 두산 선수들, 홈에 들어온 김재호까지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2루주자 정수빈을 태그아웃시키는 박성한. ⓒSPOTV 중계화면 캡처
2루주자 정수빈을 태그아웃시키는 박성한. ⓒSPOTV 중계화면 캡처

그러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SSG 유격수 박성한은 공을 잡은 후, 2루주자 정수빈을 태그하고 2루 베이스를 밟아 1루주자 안재석을 포스아웃시켰다. 끝내기 안타가 좌익수 앞 병살타로 둔갑한 것이다.

주자 만루시, 인플레이 타구가 땅에 떨어졌을 때, 주자들은 모두 앞선 베이스를 향해 의무적으로 진루해야 한다. 루상이 꽉 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 선수들은 해당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그대로 내야에 굳어있었다.

통상적으로 끝내기 안타 상황이 나올 경우, 주자들이 앞선 베이스로 진루하는 상황이 펼쳐졌지만 이번엔 오태곤의 다이빙캐치 시도 과정에서 원바운드가 아닌, 바로 잡을 가능성도 있었기에 주자들의 움직임이 적었다. 여기서 오태곤 앞에 공이 떨어졌을 때, 빠르게 3루주자가 홈을 밟다보니, 경기가 끝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1루주자 안재석도 아웃시켜 병살타를 완성하는 박성한. ⓒSPOTV 중계화면 캡처
1루주자 안재석도 아웃시켜 병살타를 완성하는 박성한. ⓒSPOTV 중계화면 캡처

SPOTV 양상문 해설위원 또한 이날 중계에서 "지금 경기 끝났습니다. 만루 상황에서 안타가 됐으면 경기 끝 아닌가요"라며 두산 선수들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생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이라면 상황에 대해 정확히 숙지할 필요가 있었다. 두산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11회말 공격이었다.

두산의 본헤드 플레이는 12회초에도 이어졌다. 이번엔 12회초 1사 1,3루 SSG의 공격이었다. 케빈 크론이 우익수 방면 큰 타구를 날렸고 조수행이 이를 놓쳤다.

하지만 12회말 공격이 있던 두산으로서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조수행은 공을 놓친 후, 후속 동작을 취하지 않았다. 나중에서야 끝내기 안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뒤, 공을 따라갔다. 그 사이, 1루주자 박성한까지 득점에 성공했고 주력이 뛰어나지 않은 크론까지 3루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후속타자 이재원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크론까지 홈을 밟아 SSG는 쐐기점을 신고할 수 있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그러나 이날만큼은 일어나서는 안될 본헤드 플레이 2개로 체면을 구겼다. 돌아온 것은 3연패였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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