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홍. ⓒFC서울
김우홍. ⓒFC서울

[스포츠한국 오근호 기자]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FC서울로 돌아온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 김우홍(27)이 서울 유니폼을 입고 R리그(K리그 2군리그) 경기에 나섰다. 경기 후 스페인에서의 기억과 서울팬들에 전한 감사, 앞으로의 각오를 함께 전한 김우홍이다.

FC서울은 12일 경기도 구리시 GS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R리그 2022 서울 이랜드와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서울의 교체 명단엔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 입단해 많은 주목을 받았던 김우홍이 병역 의무를 마친 후 복귀해 테스트 선수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경기에 투입된 김우홍은 왼쪽 윙백으로 경기 종료까지 약 47분여를 소화했다.

2018년 1월 김우홍은 서울에 입단해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R리그를 주로 뛴 김우홍은 같은해 9월 강원FC 원정경기에서 후반 45분 교체 투입돼 서울 유니폼을 입고 첫 1군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추가 출전을 기록하진 못했다.

김우홍은 지난 2020년 5월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위해 서울을 잠시 떠났다. 김우홍의 행선지는 군복무와 선수 생활을 함께 이어갈 수 있는 K4리그의 FC남동이었다. 김우홍은 지난 11일 의무를 마치고 서울로 복귀했다.

경기 후 김우홍은 지난 2년의 기억과 앞으로의 각오, 그리고 스페인 시절 소회 등을 담담히 전했다. 먼저 산업기능요원 복무 중 어떻게 몸 상태를 유지했는지 묻는 질문에 “오전에는 방위산업체로 출근하고 퇴근 후 운동을 해왔다”고 전했다. 

FC남동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우홍. ⓒFC남동
FC남동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우홍. ⓒFC남동

R리그와 K4리그를 모두 경험한 김우홍은 양 리그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을까. 김우홍은 “R리그와 K4리그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K4리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또 공익 등 군복무를 위해 프로에서 향한 선수들도 적지 않기에 수준이 상당히 높다. R리그는 프로 선수들의 무대이기에 역시 수준이 상당하다. 그렇기에 양 리그에 큰 차이를 느끼지 않았다”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우홍은 왼쪽 윙백으로 후반전을 소화했다. 사실 ‘윙백 김우홍’은 약간 생소한 그림이다. 윙백으로의 완전한 포지션 변경이 이뤄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감독님이 세워주시면 선수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뛰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라며 완벽한 변경은 아직 아님을 전했다. 또 “팀에 먼저 적응해야한다”며 서울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임을 밝혔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은 잉글랜드의 리버풀과 김우홍의 유스 시절 소속팀인 레알이 맞붙는다. 예상 우승팀을 묻는 질문에 김우홍은 “당연히 레알”이라며 고민하지 않고 답했다.

김우홍은 “SNS를 그렇게 자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5일 UCL 4강 맨체스터 시티와의 4강 2차전 레알의 역전승 때 인스타그램(SNS) 스토리 기능을 통해 ‘할라 마드리드(레알을 응원하는 표현)’라는 게시글을 올렸다”며 비록 오래전 레알을 떠났지만 아직 남아있는 애정을 숨김없이 표현했다.

스페인에서의 재밌는 기억도 전한 김우홍이다. “스페인으로 처음 유학을 떠났을 때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팀을 응원한다고 말해야 했는데 잘 몰라 실수했었다”며 웃은 김우홍은 “당시 박지성 선수를 보고 맨유를 좋아했다. 이후엔 FC바르셀로나의 축구가 매력적이라 관심이 생겼다. 좋아하는 선수도 많았다. 하지만 레알로 향한 후엔 레알만을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김우홍은 2009년 6월 레알 유스팀으로 입단하며 축구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입단 후 주전급으로 활약해 성공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비자 갱신 문제로 선수 등록이 불가해졌고 결국 불운하게 레알을 떠나야했다. 이후 UD 알메리아 유스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B팀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스페인 생활을 유지했지만, 결국 지난 2015년 6월 데포르티보와의 계약을 해지해 스페인 생활을 정리했다.

김우홍의 이번 복귀는 서울팬들의 많은 이목을 끌었다. 복귀를 알리는 SNS 게시물엔 23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고 많은 댓글들도 함께 김우홍을 반겼다. 이에 김우홍은 “서울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다. 나를 그렇게 생각해 주실 줄은 정말 몰랐다. 많이 환영해주시고 좋은 말을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연맹

시즌 개인 목표로 “K리그1 출장”이라 답한 김우홍이다. “꾸준하게 몸을 만들어 K리그1에서 뛰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특히 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고 싶다”며 1군 복귀 희망을 강하게 전했다.

김우홍은 1995년생, 현재 27세다. 병역 의무도 소화했다. 프로축구선수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많은 나이는 더욱 아니다. ‘실패한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김우홍에게 달기엔 아직 이르다. “군 문제도 해결이 됐다. 이제 도전해야 한다. 계속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김우홍은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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