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용어 나오기 이전부터 메타버스 기술 실체화
메타버스 2.0 플랫폼 'XR쇼룸'의 탄생 눈앞
대형 IT기업 중심 메타버스 시장에 MaaS 구축으로 탈중앙화 목표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대감과 함께 과거 IT버블 현상을 빗대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타버스 사용자 사이에선 이미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구체화되고 실체화된 메타버스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 최근 3년 간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IPO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애니펜’이 주인공이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생겨나기 전부터 이미 ‘메타버스’ 기술을 실체화하고 있는 애니펜 전재웅 대표와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애니펜의 증강현실 플랫폼으로 제작된 영상 캡쳐.
애니펜의 증강현실 플랫폼으로 제작된 영상 캡쳐.

◆ 실체화된 메타버스 기술이 만든 고속성장

애니펜은 2013년 전재웅 대표가 장현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설립한 회사로, 세계 최초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플랫폼을 개발한 회사다.

지금까지 45개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 8년만인 지난해 XR(확장현실) 콘텐츠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애니펜은 6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도전정신과 혁신적인 메타버스 기업 모델을 제시하며 ‘2021년 상반기 코리아 메타버스 어워드’의 기업인 부문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또 가상·증강현실 산업 분야에서 기술·제품개발, 활용·확산, 서비스 등 양질의 일자리·신시장·신산업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VR·AR 산업발전 유공자 포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연이어 받았다.

작은 개발회사로 시작한 애니펜이 최근 3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온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회사'라고 소개를 시작한 전재웅 대표는 “기존에는 딥러닝이면 딥러닝, 게임이면 게임 등 한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애니펜은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기존에 없던 회사”라고 말했다.

전재웅 애니펜 대표 ⓒ홍성완 기자
전재웅 애니펜 대표 ⓒ홍성완 기자

전 대표는 또 “우리는 딥러닝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셜플랫폼을 만들었고, 키오스크와 게임 개발까지 가능하다”며 “하나하나가 다른 사업체인데, 우리는 그걸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메타버스의 실체화를 이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메타버스의 실체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메타버스 시장에 많은 거품이 껴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서 애니펜은 모바일에서도 수준 높은 그래픽 구현이 가능한 자체엔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 대표와 함께 인터뷰에 참석한 이덕호 애니펜 최고경영책임자(CBO)는 “사실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 엔진 같은 건 독보적이라고 말하긴 애매하다”면서 “다만 우리는 국내 최정상의 게임회사들도 가지기 힘들 정도의 그래픽을 모바일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최적화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일부 게임들은 광고에서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실제 모바일에서 구동된 게임들의 그래픽은 상당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가 PC버전에서 가능한 그래픽이 모바일에서는 구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니펜 인터랙티브 기능 실행 장면.
애니펜 인터랙티브 기능 실행 장면.

그러다 보니 막상 모바일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플레이를 시작한 이용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애니펜은 처음부터 모바일에서도 PC수준의 그래픽이 구동될 수 있는 자체엔진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애니펜은 이런 기술들을 바탕으로 AR캐릭터와 AR숏폼 콘텐츠를 공유하는 SNS 서비스 ‘애니베어’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HOUSE of BTS’ AR키오스크,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마련된 ‘카카오프렌즈 포토부스’ 등 증강현실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뽀로로 월드-AR 소꿉놀이’와 ‘로보카폴리 월드 AR’, ‘캐치! 티니핑 AR’, ‘미니특공대 월드’ 등 4종의 IP를 활용한 게임도 서비스 중에 있다.

이 게임들의 통합 누적 다운로드는 어느덧 1200만 넘어 1300만 다운로드를 향해 가고 있으며, 월간 순수 이용자(MAU)는 최대 200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미니특공대 월드는 아바타 외형 제작부터 시작해 채팅, 유저 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키즈 메타버스’로 불리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또한 애니베어라는 소셜 플랫폼을 통해 일본과 한국, 유럽을 아우르는 캐릭터들이 함께 하면서 글로벌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는 중이다.

미니특공대 캡쳐.
미니특공대 캡쳐.

◆ 메타버스2.0과 XR쇼룸

창업 10년차에 접어든 전 대표에게 최근의 메타버스 열풍은 낯설지 않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출현하기 전부터 이와 관련된 목표와 플랫폼들을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애니펜은 기존의 메타버스를 넘어 더 높은 수준의 메타버스2.0 플랫폼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XR쇼룸이다.

전 대표는 “그 동안의 메타버스를 1.0 버전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2.0 버전의 진보한 메타버스의 출현이 가능해졌다”며 “그 동안 웹페이지에서 즐겼던 커뮤니티, 소셜, 이커머스 등 인터넷을 통해 화면으로 보았던 것들이 3D로 실체화 되어 모두가 연동되는 형태의 메타버스 ‘XR쇼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어떤 지역에 실제로 있는 캐릭터 숍을 가상세계에 3D 형태로 똑같이 구현하고, 해당 캐릭터들이 가상 공간에서 물건을 직접 판매한다”며 “이용자들은 해당 캐릭터들과 놀면서 실제로 물건을 구매하고, 더 나아가 플랫폼 내에서 물건을 구입한 과정들을 스토리로 만들어 매장에 방문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이커머스 행위 자체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R을 통해 물건을 직접 신어보고 사이즈를 대조해 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매장을 가지 않아도 물건을 비교하는 게 가능해져 한정된 재화로 최적의 가성비와 콘텐츠를 즐기는 ‘메타커머스’의 시점이 가능해진다. 그것이 XR쇼룸”이라고 강조했다.

애니펜 XR쇼룸 코기뮹 실행 화면.
애니펜 XR쇼룸 코기뮹 실행 화면.

애니펜은 또 최근 활발한 글로벌 진출을 이뤄내고 있는 한국 웹툰의 새로운 버전 ‘AR툰’도 준비 중에 있다.

전 대표는 “증강현실로 애니메이션을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것처럼 볼 수 있는 방식”이라며 “사용자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애니메이션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형태의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는 라바만 플랫폼에 있는 상황인데, 향후 다른 IP(지적재산권)도 추가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 웹툰 시장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우리도 ‘AR툰’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웹툰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메타버스 MaaS, 그리고 탈중앙화

이처럼 현실세계와 맞닿은 가시적인 실체화의 메타버스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애니펜의 또 다른 목표는 ‘메타버스의 탈중앙화’다.

전 대표는 “메타버스로 인해 발생한 재화가치들이 대형 IT 회사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기업들마다 자기만의 자산과 능력을 가지고 결국 자기만의 메타버스를 갖겠다는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구조에서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탈중앙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기업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마스(MaaS:  Metaverse as a Service)를 만들어 작은 기업들도 각자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의뢰를 받아서 대가를 받고 기술을 제공하는 빌더(개발자)와 기술적인 주체는 우리가 갖고 있되, 거기서 파생되는 형태의 것들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가는 프로바이더(제공자)의 중간지점이 우리의 포지션이다”고 설명했다.

AR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플랫폼 : AR Toon with 라바.
AR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플랫폼 : AR Toon with 라바.

◆ 메타버스 시장의 희망이 될 '애니펜'

애니펜은 기술 평가 단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기업공개(IPO)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실체화 되지 않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에 대한 실망감도 크게 다가오고 있는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고무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전 대표는 “메타버스의 실체를 만들어낸다는 회사들이 자체엔진 구현에 실패하고 결국 3~4개월 정도 지나면 ‘허황된 트렌드 워드’였나 하고 실망하고 관심을 끊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돼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져 버리면 메타버스 시장은 분명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과열됐다가 거품이 사그라들면 더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고 미국 등 다른 선진국가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우리처럼 실제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실체화시켜 나가는 기업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