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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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경기를 뒤집을 찬스가 두 번이나 KIA 타이거즈를 찾아왔다. 첫 번째 기회를 허무하게 날린 KIA는 이어진 두 번의 기회에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았고, 그렇게 경기를 잡아냈다.

KIA는 12일 오후 6시 30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올시즌 첫 맞대결에서 6-5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경기 초반 이의리를 흔들며 3-0으로 치고 나간 롯데였다. KIA는 상대 유격수 실책을 틈타 기회를 만든 후, 한승택이 시즌 1호 홈런을 스리런포로 장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하지만 이어진 3회초 수비에서 롯데와 똑같은 실수를 했다. 유격수 박찬호가 실책으로 상대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결국 한동희가 이를 투런포로 살려내며 5-3 롯데가 리드했다.

양 팀 투수들의 호투 속에 소강상태에 접어든 경기. 이 점수를 뒤집을 기회가 6회말 KIA에 찾아왔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순항하던 찰리 반즈를 상대로 경기 첫 선두타자 출루를 볼넷으로 얻어냈다. 이어 이우성의 안타까지 터져 무사 1,2루가 됐다. KIA 벤치는 이어진 김호령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이때 KIA에 기회가 찾아왔다.

김호령의 번트가 3루측 완벽한 코스로 향했다. 한동희가 이를 맨손으로 잡아 송구를 시도했지만 악송구가 되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흔들린 반즈는 한승택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점수는 4-5, KIA의 추격 흐름이 됐다.

위기를 느낀 롯데는 투수를 반즈에서 구승민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박찬호. 앞선 실책의 죄책감을 덜기를 광주 팬들 모두가 바랐다. 하지만 박찬호의 타구는 힘없이 3루수에게 향했다. 그리고 5-2-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KIA에겐 최악의 시나리오.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려는 김종국 감독은 이날 대타 대기하던 최형우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베테랑의 타격도 역부족이었다. 이번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24타수 2안타, 0.083)을 겪고 있던 최형우는 좌익수 뜬공으로 고개를 떨궜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왼쪽)와 최형우. ⓒ스포츠코리아
KIA 타이거즈 박찬호(왼쪽)와 최형우. ⓒ스포츠코리아

그렇게 KIA는 무사 만루에서 1득점에 그쳤다. 물론 무사 만루가 오히려 점수를 내기 힘든 경우도 많다. 베이스가 다 차있기에 내야 땅볼이 나오면 수비하는 입장에서 더욱 수월하게 수비를 펼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 찬스가 상대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KIA의 무기력한 공격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랬던 KIA에 한 번의 기회가 또 찾아왔다. 8회말 2사 이후 김호령-한승택의 연속 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김종국 감독은 앞서 만루에서 병살타로 고개를 떨군 박찬호 대신 대타 고종욱을 투입하는 강수를 띄웠다. 고종욱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상대 투수 문경찬을 상대로 우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2루타를 작렬시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KIA가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 찬스에서 이미 안타가 하나 있던 박찬호를 신뢰했던 김종국 감독이다. 하지만 아쉬운 병살타가 나왔던 점을 잊지 않았다. 이어진 찬스에서는 과감하게 주전 유격수를 빼고 대타 카드를 활용했다. 이 승부수 하나가 KIA의 연패 탈출의 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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