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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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미국 여행 때 라스베이거스에 와서 네온사인과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이 저를 사로잡았던 게 기억납니다. 오늘 라스베이거스에 돌아와주셔서, 오늘 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2일차 공연에서 무대를 씹어 삼켰다. 그들 앞에는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각국에서 온 5만 아미가 멤버들이 뿜어내는 열기 이상의 응원과 함성으로 함께 공연을 완성시켜가고 있었다. 

9일 오후 7시 30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는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 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2일차 공연이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 새롭게 시작한 투어 시리즈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의 일환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이어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번 투어의 정점을 찍는다. 

라스베이거스 첫 콘서트가 열린 지난 8일과 9일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찾은 관객은 각각 5만명 씩으로 오는 15, 16일 총 4회차 진행되는 이번 콘서트 기간 중 실관람객수만 20만 명에 달할 예정이다.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이날 공연의 오프닝 무대는 '맵 오브 더 소울 세븐' 앨범의 타이틀곡 '온(ON)'으로 화려하게 시작됐다. 30여명의 무용수와 함께 화이트와 레드 계열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빠르고도 웅장한 곡의 분위기에 맞게 일사불란하면서도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오랜 히트곡 '불타오르네'가 불꽃 영상들과 함께 신나는 무대를 이었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미소년 시절을 상기시키는 '쩔어'의 무대가 이어지며 관객들의 흥을 북돋웠다. 

신나는 무대에 이어 멤버들은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아미들을 격려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됐던 대면콘서트가 다시 재개되고 세 번째로 치러지는 공연이다. 지난 3월 10일 열린 서울 콘서트에서는 거리두기 정책으로 함성 등이 금지돼 당시 멤버들은 "소리 지르지 말고 박수쳐"라고 외쳐야만 했던 상황들도 존재했었다. 

RM은 "라스베이거스 월드투어 두 번째 공연에 오신 걸 환영한다. 만나게 돼 반갑다"며 인사를 건넸고 슈가도 "안녕하십니까"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진은 특유의 손키스를 건네며 "안녕, 저는 진이에요"라며 영어로 반갑게 인사했다. 

진은 얼마전 입은 손가락 부상으로 이날 무대에서 격한 안무는 소화를 하지 못했고 격렬한 안무의 무대에서는 의자에 앉거나 무대에 서서 가창 위주로 공연을 진행했지만, 최대한 작은 동작의 안무는 직접 소화하려는 부상 투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진은 “오늘 밤을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멋진 날로 만들겠다”고 말했고 지민 또한도 “오늘 신나게 놀아보자”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RM과 진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RM과 진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이어 'DNA', '블루 앤드 그레이', '블랙 스완' 등 잔잔하면서도 감성 짙은 곡들이 이어졌고 특히 '블랙 스완' 무대에서는 수십명의 무용수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무를 추며 고품격 무용극을 보는듯한 예술성 짙은 한 장면을 연출해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칼군무와 현란한 퍼포먼스 등 방탄소년단의 주특기만큼이나 이날 공연장을 달군 것은 다름 아닌 5만 아미들의 함성과 그들이 손에 든 아미밤이 빚어내는 형형색색의 빛의 향연이었다. 이날 아미들은 아미밤으로 6만 5천 석 규모의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보랏빛으로 물들인 것은 물론이고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 곡에 맞춰 갖가지 색의 조화를 빚어내는 아미밤이 빚어내는 장관은 쉬이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방탄소년단 슈가와 제이홉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슈가와 제이홉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전무대에 이어 블랙 슈트를 착용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피 땀 눈물'과 '페이크 러브', '아우트로', '라이프 고즈 온',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무대를 이어갔다. '라이프 고즈 온' 무대에서는 멤버들끼리 사진을 촬영하는 듯한 콘셉트로 아기자기한 모습을 연출하며 팬들을 웃음짓게 했다. 

이어 '다이너마이트', '버터', '아우트로 윙즈', '스테이', '쏘왓'의 무대가 이어졌다.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한동안 호령했던 곡들과 콘서트 대표곡들의 등장에 얼리전트 스타디움의 흥은 정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어지는 '잠시'와 '아우트로:윙즈' 무대에서 이동차에 3인과 4인으로 나눠탄 채 관객과 눈높이를 나란히 했다. 이동차가 자신의 좌석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면 아미들은 꽃과 선물 등을 던지며 환호를 보냈다. 

라스베이거스 방탄소년단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아이돌'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의 곡 중 가장 큰 체력을 요하는 퍼포먼스로 이뤄진 것으로 악명 높은 '아이돌' 무대지만 관객의 텐션을 끌어올리는 빠른 곡조와 방탄소년단 특유의 칼군무는 이날 공연장의 에너지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잠시 무대 뒤로 사라졌다가 아기자기한 매력의 히트곡 '앙팡맨'과 '고민보다 GO'를 앵콜곡으로 선보였다. 무대 사이 멘트보다는 퍼포먼스로 꽉 채우며 관객들과 뛰고 춤추며 웃은 방탄소년단은 이날 엔딩 멘트에서 작심한듯 아미를 향한 애정과 응원을 쏟아냈다. 

방탄소년단 뷔와 지민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뷔와 지민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제이홉은 "오늘은 한국어로 해보겠다. 이 퍼펙트한 상황을 한국어로도 남기고 싶다"며 "저는 방금 바다에 온 줄 알았다. 여기는 사막에 있는 도시인데, 바다에 온 기분은 뭘까? 여러분들의 웨이브를 보고 정말 감동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역시 BTS와 아미가 만나면 사막도 바다가 된다는 말이 정말인가보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정말 '전세계에서 우리를 많이 사랑해주고 계시는구나'를 오늘 또 느꼈다. 그에 걸맞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사랑하고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민은 "저는 요즘 여러분들 덕분에 너무 행복하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다.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이제야 저희도 얘기할 수 있는데 여러분들이랑 이렇게 목소리 듣고 나누고 눈을 보고 춤추고 이렇게 즐길 수 있으면 앞으로도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오늘 즐겨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방탄소년단 정국/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정국/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정국은 "오늘 제가 컨디션이 너무 좋다. 하이 에너지다. 에너지로 꽉 차 있다. 여러분들은 지금 되게 복 받은 거다. 왜냐면 제가 두 번째 날 컨디션이 굉장히 좋은 게 오늘로 확정이 난 것 같다"며 "아무튼 진짜 이 에너지면 공연을 한 번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국은 "여러분들 덕분에 너무나 행복한 추억과 아름다운 시간 을 만들어서 가게 됐다"며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오늘 기자님들 보고 계신가. 저희 열심히 했다. 감사드린다. 오늘 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행복한 추억 되셨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말했다. 

진은 "저는 오늘 굉장히 신기한 걸 목격했다. 분명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4~5시간 전만 해도 '오늘 컨디션 최악이다' 이러며 골골대고 있었다. 에너지가 하나도 없었다. 근데 무대를 보니 애들이 펄펄 힘이 넘친다. 제 생각에 아미 여러분들이 방탄의 건전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희는 결국 아미 여러분들 덕분에 움직인다. 우리를 움직이게 해주는 아미 여러분, 사랑한다"고 말했다. 

슈가는 "2017년 라스베가스 처음 왔을 때가 떠오른다. 그 때 BBMA와 AMA 무대를 하게 됐는데 사실상 저희가 미국에서 데뷔를 한 거다. 2017년에 누가 예상이나 했겠나. BTS가 스타디움 투어를 하고 'AMA' 대상을 타고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되고 2년동안 팬데믹을 겪고 다시 여러분을 만나는 순간을 상상이나 했겠나"라고 말했다. 

슈가는 이어 "팬데믹을 겪으며 얻은 교훈은 우리가 컨트롤을 할 수 없는 것을 컨트롤하려는 순간 힘들어진다는 걸 알게 됐다.  바람가는 대로 물가는 대로 여러분과 함께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RM은  "제 소감을 말하기 전 오늘 밤은 매우 특별한 밤이다. 5만명의 아미와 같이 콘서트를 하는 것도 특별하지만 오늘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의 타이틀 매치가 있는 밤이기도 하다. 한국인으로서 정찬성 선수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첫 미국 여행이 제가 15살 때였다. 2009년인가. 아빠가 데려가주셨는데 되게 재미 없는 여행이었다. 버스타고 돌아다니는 건데 버스를 타고 가다가 멈춰서 사진을 찍고 또 멈춰서 쇼핑하고 음식점 가고 재미가 없었는데 마지막 관광지가 라스베이거스였다"며 라스베이거스와의 인연을 밝혔다. 

RM은 이어 "마지막 여정은 라스베이거스였다.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네온 사인들과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보였다. 그 때 생각했다. 나중에 커서 돈을 더 많이 번다면 꼭 다시 와서 라스베가스를 즐겨야지라고"라며 "제가 15살 때 음악을 포기하고 학업에 전념하려고 했었다. 고당학교에 올라가서. 제가 이 무대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는 이 멋진 팬분들 앞에 돌아오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RM은 "오늘 라스베가스에 돌아와주셔서 오늘 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 어린 남준이, 15살의 남준이에게 다음에 오게되는 라스베이거스 여행은 너무 멋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라스베이거스와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마지막 곡은 팬데믹 기간 수많은 대중을 위로했던 '퍼미션 투 댄스'가 장식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마지막 엔딩곡까지 열정을 쏟아내며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의 두 번째 밤을 즐겼다. 

한편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 베이거스'는 오는 15, 16일 이틀간 콘서트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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