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가 15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자체 맵 'GS25 맛있성'을 오픈했다. 사진=제페토 캡쳐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편의점 업계 투톱을 달리고 있는 CU와 GS25가 오프라인이 아닌 가상현실 세계에서 맞붙는다. 지난 8월 CU가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제페토’ 내 한강공원맵에 첫 매장을 연 데 이어 GS25도 최근 자체 맵인 ‘GS25 맛있성’을 오픈하고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제페토는 네이버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메타버스란 소통과 문화생활, 경제활동이 가능한 현실 기반 가상현실을 의미한다. 올해 3분기 제페토 글로벌 가입자 수는 2억3000만명을 돌파했다. 오직 스마트폰에서만 운영되는 플랫폼으로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의 새로운 SNS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페토 지하철맵 속 CU 편의점. 사진=제페토 캡쳐
◆ CU, 현실 속 편의점 그대로

CU는 지난 8월 편의점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진출했다. 제페토 공식 맵인 한강공원에는 형태만 갖춰진 가상 편의점 ‘ZPT25’가 존재했는데, 해당 공간을 CU로 리뉴얼했다. 실제 판매되는 식음료를 매대에 진열하고, 카운터에는 대학생 스태프 ‘하루’를 세워 현실 속 편의점을 구현했다.

CU는 한강공원맵 외에도 ‘교실맵’, ‘지하철맵’ 등 총 3개 점포를 제페토에 차렸다. 분명 가상이지만 현실 세계에 있을 법한 공간에 매장을 차려 실제 편의점처럼 구현했다.

가장 큰 재미 요소는 아바타를 사람처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대에 있는 손가락 버튼을 누르면 아바타가 제품을 손에 쥐고, 맵 곳곳에 있는 삼각김밥을 찾아 장착하면 아바타가 삼각김밥을 먹는다. 매장 앞에 마련된 파라솔 의자에 앉으면 라면 국물을 마시는 모습이 연출된다.

제페토 CU 매장에서 손가락 버튼을 누르면 아바타의 손에 상품이 쥐어진다. 사진=제페토 캡쳐
제페토는 ‘젬(Zem, 1젬 당 약 85원)’이라는 자체 유료 화폐와 미션을 통해 쌓는 ‘코인’으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CU는 제페토에서 대학생 스태프 하루가 입는 의상을 판매하고 있다. 가방과 신발은 각각 7젬이며, 의상은 980~2480코인이다. 해당 아이템들은 론칭 한 달여 만에 22만개가 판매됐다.

CU는 제페토 내에 새로운 점포를 오픈할 때마다 온·오프라인 연계 행사도 펼치고 있다. CU제페토교실매점 오픈 당시에는 방문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메뉴인 ‘제페토 콘참치마요’, ‘제육불고기 삼각김밥’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연정욱 BGF리테일 마케팅팀장은 “제페토 편의점은 잠재 고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해 CU를 소개함으로써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 방문도 높아 글로벌 시장에 CU를 알릴 수 있는 온라인 채널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GS25 맛있성 내부에 위치한 GS25 편의점. 사진=제페토 캡쳐
◆ GS25, ‘왕국’ 모티브한 가상세계

GS25가 15일 오픈한 ‘GS25 맛있성’은 판타지 그 자체로 꾸며졌다. GS25는 공식 맵 안에 입점하는 방식이 아닌 자체 맵을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간은 성(Castle)을 테마로 꾸며졌다. 왕자인 ‘지에스리오’가 삼각김밥 모양인 삼김이 왕자로 변해버렸다는 세계관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에스리오는 “안녕. 난 삼각김밥으로 변해 버린 삼김이 왕자야. 어떻게 하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맵 역시 “지에스리오라는 왕자가 우리를 초대한 이유가 뭘까?”라는 문구로 방문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GS25 맛있성은 입장할 때부터 구름 위에 떨어지며, 시공간을 초월해야만 성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판타지 게임 속에 들어온 듯 웅장한 음악이 흐르고, 거대한 성안으로 들어가야만 GS25 점포를 만날 수 있다. 내부는 편의점, 공유주방 등 다양한 콘텐츠 장소가 구현됐다. 빵 위에서 뛰어노는 점프게임, 과자로 만들어진 미로 등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도 함께 마련됐다.

다만 해당 맵은 GS25라는 ‘편의점’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는 많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카페25’와 베이커리 브랜드 ‘브래디크’ 등을 홍보하는 공간에는 공을 들였지만, 자체 브랜드(PB)인 ‘유어스’ 상품은 만나볼 수 없었다. 아바타가 상품을 손에 쥐거나 먹는 연출도 구현되지 않았다.

지에스리오(왼쪽), GS25가 제페토에서 판매하는 삼김이 왕자 의상 등. 사진=제페토 캡쳐
CU와의 차별점은 가상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에스리오가 왜 삼김이 왕자로 변했는지 등의 이야기와 세계관을 담은 추가적인 콘텐츠가 창출될 수 있다. 일반 이용자 아바타가 삼김이 왕자로 분할 수 있도록 의상도 판매한다. 성이라는 거대한 자체 맵을 제작한 만큼 곳곳에 브랜드 신상품과 정기행사, 이벤트 홍보물 부착도 가능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삼김이 왕자를 부캐(부캐릭터) 개념으로 보면 된다”며 “유튜브 등에 스토리텔링을 재밌게 풀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계해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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