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집 도면을 3초안에 3D 화면으로 보여줍니다. 입체 공간에서 실제처럼 집을 꾸밀 수 있지요."

2D로만 볼 수 있었던 집 도면을 3D 입체화면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한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는 입체도면의 장점을 설명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반베이스는 2014년 건축가 출신 하 대표가 설립한 기술개발 기업이다. 비전러닝과 머신러닝 기술을 융합해 3D 입체 도면을 현실로 구현했다.

최근 코로나19로 개인이 직접 집 꾸미기에 나서는 등 인테리어 열풍이 불면서 어반베이스의 3D 입체 도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추세에 맞춰 어반베이스는 기존 B2B(기업과 기업) 거래 중심에서 최근 B2C(기업과 개인) 거래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어반베이스의 개인 회원 가입자는 전년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를 만나 기술 개발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어반베이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창업을 준비하던 2013~2014년은 모바일 혁신의 시기였다. 카카오와 같은 기업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플랫폼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원래 건축을 하던 내가 잘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평면이 아닌 3D로 도면을 보면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나 가구 배치를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수치를 재고, 거기에 어떤 가구를 놓을지 머리로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3D를 통해 실제 배치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 어반베이스는 무슨 뜻인가

"도시를 뜻하는 어반과 데이터베이스의 합성어다. 우리가 하는 일이 도시의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원천기술이라 특허 보유가 중요해 보이는데

"특허는 총 3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D를 3D로 변환하는 알고리즘에 대한 특허가 핵심이다. 컴퓨터가 2D를 3D로 변환하는 기술에 관한 것인데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전원주택이 많은 북유럽 일부와 인구규모가 적은 곳들은 비용문제와 시장성 등을 고려해 특허 등록을 하지 않았다.

애플이나 구글이 AI와 AR 관련 대부분의 특허를 미국과 글로벌에서 출원했으나 3D 변환기술만큼은 우리가 먼저 등록했기 때문에 관련 상품을 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반베이스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입체도면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어반베이스 온라인에서 3D 홈꾸미기를 해보니 현재는 아파트만 가능하던데 앞으로 주택이나 빌라도 가능해지는건가

"아파트의 도면 데이터는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아파트 서비스를 먼저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해당 단지에 같은 도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구축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빌라나 주택 등은 각각의 도면이 다르다 보니 데이터 구축에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면을 개인이 직접 올리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즉 개인이 사는 곳의 도면을 올리면 바로 3D로 보여줄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면 선보일 수 있다."

- 3D 홈꾸미기와 달리 AR뷰어는 실제 물건들을 배치할 수 있던데 어떤 차이가 있나

"두 서비스는 이용자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가보지 못한 집이라던가 한 눈에 공간을 다 볼 수 없다면 어반베이스닷컴을 이용해 3D홈꾸미기를 이용하면 된다.

어반베이스 앱인 AR뷰어는 직접 보면서 제휴된 제품들을 현장에 실제 설치해보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거실에 탁자가 있다면 실제 판매중인 다양한 의자를 탁자 옆에 배치해보면서 잘 어울리는지 가상공간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 AR뷰어는 실제 제품을 설치할 수 있어 좀 더 사실적이던데, 향후 3D 홈꾸미기도 실제 제품을 설치할 수 있나

"현재 3D 홈꾸미기에도 시판중인 제품들을 가상의 3D 공간에 배치하고 미리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시스템을 중앙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꾸며본 인테리어 제품들을 바로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 제품 구매를 넘어 인테리어 상담과 시공도 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 여러 기업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일룸과 제휴를 통해 일룸 전시장에서 제품들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3D공간에 설치하고 어떤 모습으로 연출될지 직접 볼 수 있다. LG전자 전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다양한 가구사와 전자제품, 직방과 같은 어플과의 제휴를 통해 실생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일본 1위 가구기업 니토리가 매장에서 공간 컨설팅을 받아볼 수 있도록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 니토리는 가상의 공간에서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을 배치하는 기본 시뮬레이션 기능만 서비스했는데 우리와 제휴를 통해 3D 공간 변환기술을 적용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 유튜브 캡쳐.
- 일본 시장 개척에 대한 평가는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일본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다는 것 자체로도 뿌듯하다. 실제 사스(SaaS: Software as a Service)를 일본으로 수출한 경우는 그동안 없었다. 일본에 수출한 후 싱가포르나 베트남 등 해외 기업들과의 미팅에서 유리한 경우도 많았다. 외국 기업들은 국내 시장 성공 여부도 중요하지만 실제 해외 적용사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 앞으로 계획은

"어반베이스 서비스는 현실의 공간을 3D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보여줘 한 눈에 공간꾸미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서비스를 더 진화시켜 자기가 꾸민 가상의 공간을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나아갈 계획이다. 지금 서비스가 가상 공간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났다면, 앞으로는 가상을 다시 현실로 보여주는 게 목표다.

이 외에도 올해는 B2B를 넘어 B2C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루도록 할 생각이다. 일본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진출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매출이 적정선에 도달했다고 생각되는 시기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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