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인 A, 지난해 세 아들 모텔서 살해 징역 20년
"한때 극단적인 생각… 지금은 헌신하는 삶" 고백

김태형은 졸지에 세 아들을 잃은 애끊는 심정을 밝히며 수 차례 오열했다. (Y-STAR 캡처)
지난해 8월 30대 가정주부 A씨가 모텔 방에서 아들 세 명(당시 8ㆍ5ㆍ3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전국이 충격에 빠진 바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여성은 세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모텔에서 지내다 큰 아들과 둘째가 다투자 베개로 얼굴을 눌러 세 아들을 차례로 살해했다. 그는 숨진 세 아들을 침대 위에 눕혀 놓은 채 4일간이나 함께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특히 관심을 모은 까닭은 아들 세 명을 죽인 범인의 남편이 탤런트였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은 이 배우의 신상을 밝히지 않고 '모 방송국 공채탤런트 출신으로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조연배우 A씨' 등으로 처리했다. 이 배우의 신상이 공개됐다. 하루아침에 아들 세 명을 잃은 배우의 이름은 김태형이었다. 그는 KBS 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에서 노총각 대식으로 출연한 바 있다.

김태형은 자신과 다툰 뒤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간 아내가 이틀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 행적을 탐문하다 아이들이 다니던 유치원 교사로부터 "아이들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10만원을 송금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휴대폰을 추적하자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의 한 소매점으로 나왔다. 소매점 주인은 "애들 셋을 데리고 있는 여자가 내 휴대폰을 빌려 썼다"면서 가게 앞 모텔에 그 여자가 있다고 했다. 경찰이 모텔방을 열고 들어가자 아이들은 이불을 덮고 숨져 있었다. A씨는 멍하니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캐한 담배 연기가 가득찬 방 한쪽에는 소주병들이 놓여 있었다.

김태형은 이날 방송된 케이블채널 Y-STAR '생방송 스타뉴스'에 출연해 애끊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사건 발생 후 최초로 실명을 공개한다고 밝힌 김태형은 "끔찍한 사건 이후 두 달 넘게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절망의 시간을 보냈지만 오로지 신앙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꼭 천국에 가 아이들을 만나야겠다는 아주 귀하고 값진 소망이 생겼다"며 "무료 연기지도로 재능기부하며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도중 그는 수차례 오열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은 "(당시 언론에서) 생활비가 부족해 아내가 싸운 후 이런 일을 벌였다고 보도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당시 A씨는 경찰에 "생활비가 부족하다"며 친지 등 주변 사람들에게 적게는 10만원에서 1,000만원대까지 돈을 빌려 사용했는데 돈을 빌린 사실을 남편이 알게 돼 다툰 뒤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당시 정신적 공황에 빠져 범행 동기 등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 A씨는 우울증 증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에 올리기도 끔찍한 사건을 겪은 뒤 김태형은 아내와 헤어졌다. 김태형은 "사건 직후 아내와 이혼했다. 나한테 인정 못 받고 시부모한테 힘들어 그런 일을 벌였다고 하더라. '용서한다'는 말은 유희같다. 나는 다 내려놨다"고 쓸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아들 셋을 살해한 A씨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법원은 지난해 11월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자식은 독립된 인격체로 부모의 소유물이나 처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면서 "어린 피해자 3명은 피고인의 자녀라는 것 말고는 생명을 마감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상처와 범행 뒤 자녀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 점, 육아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미루어 피고인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엔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재판장이 선고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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