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에 15만원이고 모텔비는 님이 계산"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청년실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불법 인터넷 성매매에 나서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채팅사이트가 온라인판 '홍등가'로 변질되고 있다.

직장인 A(28) 씨는 최근 나빠진 경기탓에 2년여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던 중 대학시절 한창 재밌게 이용했던 채팅 사이트에 접속했다 여성들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너무 놀랐다.

A 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 B사이트에 접속해 한 대화방에 입장, 으레 그렇듯 인상착의와 사는 곳 등 대화를 나누다 상대 여성에게서 "3시간에 15만원이고 모텔비는 님이 계산"이라는 성매매를 제안받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상대 여성은 "여대생인데 주말엔 커피숍에서 알바를 하고 가끔 평일에 용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며 너무도 자연스럽게 제안을 해왔다.

A 씨는 "예전에는 채팅 사이트를 통해 모르는 사람도 알게 되고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취미도 공유하며 온라인상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곤 했는데 이제는 이곳도 많이 오염됐다는 생각을 했다"며 혀를 찼다.

실제 10일 오후 1시 B사이트에는 즉석 만남을 뜻하는 '번개팅'을 제안하는 방이 수백개 개설, 대낮에도 집창촌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수원지금바로가능하신분만…', '키162몸44 2시간안에가능'이라는 낯뜨거운 방제목의 채팅방이 난무하던 '번개팅' 코너에 입장하자 접속해 있던 C(25·여) 씨는 "2시간안에 만날 수 있다. 1시간 30분에 12만원이고 현금만 된다"며 역시 성매매를 제안했다.

C 씨는 "일거리도 없고 취업도 되지 않아 용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자주 접속한다. 주위에도 이렇게 용돈 버는 친구들이 많다"면서도 "경찰 단속에 한번도 걸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채팅방을 개설하거나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인 남성 또는 취업에 실패한 여성들로, 사이트에 접속한 이성과 함께 현금이 오가는 즉석 만남을 하는 등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렇듯 인터넷상 성매매가 버젓이 성행하고 있지만 일부 대형커뮤니티에서 채팅방을 개설해 성매매가 이뤄질 경우 사이트 대표를 추적하는 것 조차 어려울 정도로 경찰 단속에 한계를 드러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S클럽, B사이트 등 10~20대 사이에 잘 알려져 인터넷 성매매가 성행하는 일부 대형 커뮤니티는 도메인 주소를 캐나다, 일본, 미국 등 해외에 두고 있다.

경찰은 인터넷성매매 사이트를 적발할 경우 보통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를 거쳐 폐쇄 조치가 가능하지만 도메인이 해외로 돼 있을 경우 방통위에 폐쇄요청 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해외에 도메인을 둔 사이트는 해당 국가 사이트로 보기 때문에 국내법으로 규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수수방관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경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메인주소를 해외에 두고 국내 접속도 캐나다, 일본 등으로 경유하는 구조라 업주를 추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사이버수사팀 모니터요원과 협조해 인터넷 채팅방 성매매 단속을 하고 있지만 산발적으로 방을 개설하기 때문에 단속이 곤란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11월30일부터 3개월간 인터넷 불법 성매매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9천196명의 성매매 사범을 검거했으며 특히 이 기간 동안 적발된 청소년 성매매 사범도 82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