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동안 300여명 남성에게 7천만원 뜯어

"섬으로 팔려갈지 몰라요..제발 탈출하게 도와주세요"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도와달라'며 접근해 무려 1년 넘게 7천여만원을 뜯어낸 부부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0일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감금돼 있으니 탈출을 도와달라'고 속인 뒤 교통비 명목 등으로 돈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33.무직)씨를 구속하고 부인 박모(2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을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06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여수 다방에서 일하고 있다. 며칠 후 완도로 팔려간다. 탈출할 수 있도록 택시비를 빌려주면 (당신을)찾아가겠다"고 속여 7천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의 '눈물나는 가짜 사연'을 믿고 지난 7일 이모(24)씨가 30만원을 보내는 등 송금한 남성이 329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 속은지도 모르고 3-4번씩 돈을 보내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변변한 직업이 없는 이씨 등은 하루종일 채팅방을 돌며 '가련한 여성' 행세를 하는 등 남성들의 호기심과 동정심을 자극하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 부부가 1년이 넘도록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돈을 보내준 남자들 대부분이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이씨는 `가짜' 사연에 반신반의하는 남성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택시기사를 사칭, "장거리 택시요금을 선불로 받지 않으면 여자를 데려다 줄 수 없다"고 다그쳐 돈을 입금 받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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