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82% 순결 못지켜… 서약 안한 그룹과 차이 없어

▲ 미국 젊은이들의 '순결 서약'이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새로 성인이 된 젊은이들이 사교계에 데뷔하는 무도회가 지난달 29일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서 열렸다. /뉴욕 연합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순결 서약이 혼전 성 관계를 자제하도록 하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지난해 12월29일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공보건대학원의 재닛 로젠바움은 '소아과학 저널(Journal of Pediatrics)' 1월호에 발표될 논문에서 순결 서약이 10대 청소년의 성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 미국 의회가 순결 서약 프로그램 등에 지원되는 1억7,600만 달러가 넘는 예산을 재검토할 예정인 가운데 제기돼 순결 서약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

로젠바움의 연구는 미 연방정부가 1995년과 1996년, 그리고 2001년에 7∼12학년 학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로젠바움은 1996년에 순결 서약을 한 평균 17세의 학생 289명과, 성 관계와 피임에 관한 입장 등 다른 면에서 이들과 별 차이가 없지만 순결 서약을 하지 않은 학생 645명을 비교했다.

2001년에 이르렀을 때 순결 서약을 한 학생들 가운데 82%가 서약을 깨뜨리고 성교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순결 서약을 한 학생이든, 하지 않은 학생이든 첫 경험의 나이나 섹스 파트너의 수, 오럴섹스 여부 등 성 관계 행태에서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순결 서약 여부로 나눈 2개의 집단 공히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의 성행위를 가졌고 섹스 파트너의 평균 수가 3명이었으며 평균적으로 21세 때 첫 경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성 관계를 가질 때 콘돔을 사용하는 비율은 순결 서약을 한 학생들이 하지 않은 학생보다 10% 낮았으며 어떤 형식이든 피임법을 사용하는 비율도 6% 포인트 낮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로젠바움은 성 관계에 대한 청소년들의 태도는 개인적 신념에 좌우되는 것이지 순결 서약 참여 여부로 바뀌는 것은 아니며 서약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피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기 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결 서약의 효용성을 여전히 지지하는 단체들은 로젠바움의 연구가 부정확하며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순결 서약 프로그램 등이 피임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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