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24·터키 페네르바체)이 유럽진출 1년만에 월드스타로 우뚝 섰다. 2011~12시즌 유럽배구에서 맹활약, 소속팀에 첫 우승을 안겨주고 유럽배구 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되는 등 김연경의 몸값과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

스포츠 동아에 따르면 김연경은 "너무 갑자기 꿈을 이뤄버렸어요. 조금 허무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뛸 거예요." 한국 여자배구가 낳은 세계적인 스타 김연경은 홀로 지도에 없는 길을 걸었다. 쉼 없는 노력으로 마침내 그 꿈을 완성했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성공을 뒤로하고 지난해 유럽으로 무대를 옮겼을 때 어느 누구도 이처럼 빠른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김연경은 25일 끝난 2011∼2012시즌 유럽배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맹활약하며 팀에 첫 우승을 안겼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차지했다.

우승의 감격도 잠시, 나흘 뒤 김연경은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맸다. "터키 리그 플레이오프는 이제 시작이에요. 여기서도 우승해야죠. 그런데 리그 MVP를 또 타면 어떻게 하죠?"

○유럽 리그 성공 비결은 쉼 없는 연구

김연경은 챔피언스리그 12경기에서 228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19득점. 전 세계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유럽 리그에는 이른바 '몰빵' 배구가 없다. 각 포지션의 선수들이 제 몫을 분명히 한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당 19점은 자신이 지닌 모든 기량을 흔들림 없이 쏟아 부었다는 의미다.

"유럽 선수들의 블로킹 높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정신적으로 강해지지 않으면 그 장신 숲을 상대로 공격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감독의 믿음으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면서 서서히 자신감이 붙었다. 자신감이라는 게 참 묘하다. 정말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는 자신만의 비디오 분석 방법도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선수들은 비디오를 볼 때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 상대 수비 포메이션을 전체적으로 보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을 꾸준히 연구한다. 이를 통해 어떤 포메이션에서 그 선수의 약점이 있는지를 찾아내고 그곳을 공략한다."

○확연히 달라진 위상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2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헤이다알리에프 경기장에는 유럽 배구계 에이전트들이 대거 찾아와 김연경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터키 리그에서 활약하며 유럽무대에 이름을 알려왔지만, 챔피언스리그 MVP 수상 이후에는 에이전트들의 제안이 그야말로 러시를 이뤘다.

김연경은 "동료 선수를 통해서도 이적 제안을 많이 받았고, 에이전트에게 직접 오퍼를 받은 것도 상당수다. 이전에도 제안은 종종 받았지만 챔피언스리그 MVP를 받고 난 뒤에는 끊임없이 제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당연히 몸값도 뛰었다. 현재 연봉(최소 60만 달러)의 2∼3배를 제시하는 구단들이 부지기수다. 그는 "페네르바체와는 1+1 계약이다. 챔피언스리그 전부터 재계약 얘기가 오갔다. 터키리그가 끝나고 나면 구체적인 얘기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 위해 아제르바이잔 진출 고려

김연경은 아제르바이잔 리그로의 이적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아제르바이잔은 최근 유럽배구 선수들 사이에서는 가장 있기 있는 리그다. 하지만 김연경이 아제르바이잔 리그를 생각하는 이유는 '새로운 도전' 단 한가지다.

"터키의 경우 자국 리그 용병 쿼터가 4명이고 출전은 2명만 가능하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대부분이 용병 선수들이다. 유럽에서 유명한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면 가장 적당한 리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5월 안에는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4월 중순경 귀국해 곧바로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한다.

"쉴 시간도 없겠지만 상관없다. 올림픽 메달이 더 중요하다. 다만 가장 늦게 합류하게 돼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체력적으로 좀 부족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온라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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