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주(45) 현대건설 감독은 팀이 2연승을 달리며 여자 프로배구에서 가장 먼저 5승째를 올리고 단독 선두를 지켰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황현주 감독은 1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3-2로 승리를 거두고 나서 "별 시합을 다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흥국생명의 탄탄한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먼저 1, 2세트를 가져왔지만 3, 4세트를 내리 내주더니 5세트에도 11-13까지 뒤지다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뒀다.

막판에 용병 케니가 강타와 블로킹으로 내리 4점을 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았다면 질 수밖에 없었던 경기 흐름이었다.

황 감독은 "1, 2세트는 집중력이 좋아서 원하던 대로 풀어갔는데 3세트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쫓기는 경기를 하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위축됐고, 서브 리시브부터 흔들리면서 블로킹 등 모든 면에서 밀렸다"며 아쉬운 점을 줄줄이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두 세트를 먼저 따고 나서 쉽게 가려고 한 것 같다. 질책을 좀 해야겠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초반부터 독주를 펼쳤던 지난 시즌과 달리 현대건설은 올 시즌 초반 도로공사의 돌풍에 밀렸고, 지난달 27일에야 처음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KT&G(현 인삼공사)에 져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현대건설은 올 시즌 우승 꿈을 이루려면 앞으로도 험난한 길을 가야 한다.

당장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5일 다시 3위 흥국생명과 맞붙고 8일 인삼공사, 11일 GS칼텍스, 13일 도로공사 등 1월 한 달 동안 만만찮은 상대들과 줄줄이 일전을 벌여야 한다.

황 감독은 "레프트 박슬기가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게 아쉽다. 오늘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힘든 일정을 헤쳐나가려면 박슬기의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다 이긴 경기를 놓친 흥국생명의 반다이라 마모루(41.일본) 감독 역시 오랜만에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4연패를 당하는 동안에도 '손발이 맞아 가고 있다'며 팀의 긍정적인 부분을 주로 봐 왔던 반다이라 감독은 "내가 지향하는 수비형 배구로의 변화는 어느 정도 돼 가고 있다. 하지만 오늘 5세트 경기를 보면 케니가 그렇게 좋은 스파이크를 때리지 않았는데도 눈으로만 따라가고 있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반다이라 감독은 "상대의 확실한 세트플레이의 수비만이 아니라 안 좋은 상황에서 들어오는 공에 대한 대응력도 아직 더 다듬어야 한다"고 앞으로 구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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