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해외 권력자의 혼외자식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은 혼외 딸 존재 시인
대중에 사과 등 빠른 대처로 정치적 타격 줄여
국내 그룹 창업주는 혼외자녀 잇단 소송 시달려

KBS 와 MBC 의 공통점은? 극중 갈등의 원인이 '혼외 자식'이라는 것이다. 에서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된 장일준(최수종)은 숨겨진 자식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에서 재벌가 며느리인 윤나영(신은경) 역시 결혼 전 낳은 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불륜 사생아 혼외자식 등은 '막장 드라마'만의 단골 소재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한 권력과 재력을 가진 이들의 불륜과 숨겨진 자식은 빈번히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력과 재력을 가진 일명 사회지도층에게 숨겨놓은 자식은 '필수 옵션'이다"고 말할 정도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해외 권력층과 재계 거물들의 혼외자식 파문을 살펴봤다.

#해외 권력층의 숨겨진 자식

셸리 로스가 쓴 책 을 보면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소 14명이 불륜으로 구설에 올랐다. 책에 따르면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10여명의 사생아를 낳은 것으로 알려진다. 제퍼슨은 샐리 허밍스라는 14세 흑인 노예와 불륜을 저질러 6명의 혼외 자식을 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을 낳았다.

프랑스 권력의 중심부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에게는 마자린 팽조라는 혼외 자식이 있다. 미테랑은 1984년 딸의 존재가 드러나자 당당하게 시인했고, 이 딸은 1996년 미테랑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비렌바움의 라는 책에 따르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일본 여성과의 사이에 사생아를 두고 있다.

1981년까지 파나마의 대통령이었던 오마르 토리 호스도 마르틴 토리호스라는 사생아가 드러나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20여년이 흐른 후 마르틴 토리호스는 아버지에 이어 2004년부터 파나마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다.

페루 최초 원주민 출신의 대통령 알레한드로 톨레도 역시 사라이라는 혼외 자식을 인정한 바 있다. 2009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직을 맡고 있는 제이콥 주마도 정식 자식 외에 혼외 자식을 둔 정치가다. 가톨릭 사제 출신의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역시 혼외 딸이 드러나 세간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혼외자식이 공개돼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기고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히는 것은 국내외의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혼외 자식을 인정하는 모습이나, 이후 행보는 국내외에서 모습이 다소 다르다. 해외에서 종종 벌어지는 혼외자식에 대한 파문은 법정 분쟁으로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미테랑, 알레한드로, 주마 등 대통령은 혼외자식을 인정하며 대중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도덕성과 인기는 떨어졌을지 몰라도, 이들은 빠른 대처로 정치적인 타격을 줄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 언론사 국제부 관계자는 "해외는 국내와 문화적 정서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생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일을 부정하기보다는 당당하게 인정하며 더는 일을 확대시키지 않으려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재벌가의 혼외 자식

돈과 여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일까. 재계 로열패밀리들의 혼외 자녀는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이야기다. 재벌의 경우 불륜과 혼외자식으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명예 훼손과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선다. 재벌이 혼외 자식을 인정할 경우 상속과 경영권 분쟁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와 비교하면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혼외자식과의 법정 분쟁이 더욱 치열한 이유기도 하다.

전직 여배우 A씨는 2004년 자신의 아들이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의 아들이라는 걸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 A씨는 2006년 "친아들이 맞다"는 확정 판결을 받은 후 상속액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다시 한 번 시선을 모았다.

코오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도 혼외 아들로 인해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혼외 아들 이모씨가 아버지의 가족을 상대로 상속 소송을 제기해 치열한 법정 분쟁이 이어졌다.

다른 재벌가에서도 배다른 형제들이 잇따라 유산 분배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다. 작고한 한 그룹의 창업주의 혼외 자녀인 두 자매는 2006년 유산분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창업주의 혈육이라고 주장한 B씨도 일본인 어머니와 함께 친자확인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다른 그룹의 창업주 역시 혼외 자녀를 두고 있다. 모 회장은 자신의 그룹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여성과 불륜을 저질러 딸을 낳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딸은 회장의 가족에 이름을 올렸지만 '서녀'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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