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명과 암

카라
할리우드. 미국 LA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13km 떨어진 이 곳은 1920년 영화촬영소가 설립됐다. 90년이 지난 지금, 할리우는 미국 영화계의 본산이자 상징이 됐다.

지난해 12월31일 미국 CNN은 "한류(Korean Wave)로 통칭되는 한국 대중문화가 아시아를 휩쓸면서 한국이 '동방의 할리우드'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태동한지 고작 10년 된 한류가 할리우드과 비견될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 셈이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류의 기적'이며 국격을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어 배우기 열풍…관광산업 등에 기여
#문화를 전한다!

지난 2004년 방송된 MBC 사극 . 이 작품은 지난 7년간 전세계 60여 개국에 수출됐다.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중동과 남미, 유럽까지 섭렵했다. 이란에서는 시청 점유율이 90%가 넘었고, 인도의 한 수감자는 "을 보고 삶의 의미를 찾았다"며 한국으로 편지를 썼다. 한식과 한방을 소재로 한 의 성공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는 진부한 문장에 새로운 숨을 불어 넣었다.

'욘사마'로 불리는 배용준의 등장은 단순한 스타 탄생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었다. 한국 남성에 대한 일본인들의 시각을 바꿨고, 한류가 국가의 수출역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MBC 관계자는 "각종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많아졌다. 문화 콘텐츠가 다른 산업의 신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주도하던 한류의 주도권은 요즘 걸그룹에 넘어갔다. 소녀시대와 카라는 일본 열도를 들썩이게 만들었고, 원더걸스는 미국을 강타했다. 드라마 영화에 이어 음악 시장까지 한류 바람이 불면서 한국을 바로 알려는 해외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CNN은 토크쇼에 비 이병헌 에픽하이 등을 연이어 초대해 한국을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류스타들이 한국을 소개하는 등 문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亞·아프리카 등 드라마 인기로 한국상품 불티
#물건이 팔린다!

문화 한류는 경제 한류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문화를 접하고 신뢰감을 쌓게 되니 한국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아프리카 대륙에 속하는 모로코에서는 등 열 편이 넘는 한국 드라마가 방송됐다. 한국을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한국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모로코 시장에서 한국 가전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었다. 독일의 명차와 일본의 도요타 대신 한국의 현대, 기아차를 탄다.

일본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최근 5년 사이 한국 화장품의 수출이 급신장했다. 이민호 김현중 권상우 소지섭 등 한류스타들을 앞세운 한국 화장품은 해외팬들이 선호하는 1등 상품이다. 한 한류스타의 매니저는 "국내에서는 중저가 화장품이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고가에 속한다. 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고 귀띔했다.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숍에도 해외팬이 넘친다. 물론 이들 브랜드의 광고모델은 대부분 한류스타다.

동남아시아 외에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와 유럽 등에는 한국 제품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다. 자동차 휴대폰 뿐만 아니라 외식산업 가전 화장품 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한류'가 불고 있다.

문화한류서 경제한류로 진화… 세계가 주목
#한국을 알린다!

문화를 전파하고 물건을 팔면서 궁극적으로 꿈꾸는 것은 한국의 세계화다. 아시아의 작은 국가가 아니라 세계 속의 강국으로 국격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다.

최근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 '2010 한류 핫이슈 톱10'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에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등 5개국 3,000여 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문화한류에서 경제한류로 진화: 한국 전자 제품 인기'가 한류 핫이슈 1위로 선정됐다. 2위는 '한식 한류,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다'였고 '일본 내 한국가요 열풍'이 그 뒤를 이었다. 4위는 '스포츠 한류스타, 한국을 세계에 알리다' 5위는 '한류스타 따라잡기 열풍'이었다. 몇몇 스타 위주로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이 전방위로 퍼져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프랑스는 3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인 프랑스2TV 신년특집 프로그램으로 한국을 조명했다. 이라는 이 프로그램은 한류, 남북관계, 삼성전자, 기독교 등 모두 4개의 주제를 다루며 1시간50분 동안 방송됐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을 두루 다룬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다. 아울러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한류는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유유히 흐르는 흐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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