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가 결혼과 이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전무와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 임세령씨가 파경을 맞음에 따라 재벌가의 혼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벌가 혼맥은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다.이른바 '빅 패밀리' 현상이 심화되면서 '겹겹사돈'까지 맺는 경우도 있다. 대를 이어 결혼하거나 친척을 끼고 한 집안과 연결되는 사례다.

삼성·SK·두산·금호·한진 등과 '빅 패밀리'형성


재벌가 혼맥은 LG 그룹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 그룹의 혼맥을 따라가 보면 내로라하는 재벌가 집안과 연결이 되지 않는 데가 없을 정도다. 실제 LG 그룹이 직접적인 혼맥관계를 맺고 있는 곳만도 삼성·SK·두산·금호·한진·대림그룹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LG가의 재벌 사돈잡기 시작은 지난 1957년부터다. 국내 랭킹 1위인 삼성그룹과의 통혼도 이 때 이뤄졌다. 물꼬를 튼 주인공은 고 구인회 럭키금성(LG 전신) 창업주의 셋째 아들 자학씨와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숙희씨다. 이들의 결혼은 통혼의 시발이 됐다. 재계 정상에 있는 두 그룹이 사실상 결혼으로 맺어진 사이다.

이 인맥은 한진그룹까지 이어진다. 자학씨의 둘째 딸인 명진씨는 한진일가로 출가하며 한진그룹과 연을 맺었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아들 명호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것이다.

현대가문과의 인연은 지난 1996년 이뤄졌다. 일찍이 세상을 떠난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4남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손녀 은희씨가 결혼, 사돈지간이 됐다. LG가문은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가 등과 가깝고도 먼 친척인 사돈관계를 형성했다. 또 박두병 두산그룹 회장의 3남 용훈씨는 구인회 명예회장의 조카사위가 됐다.

반면 삼성가의 혼맥은 직접적 관계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혼맥도를 따라가다 보면 여타 그룹 일가와 비슷하고 복잡하다. 특히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내로라하는 언론가문과 혼연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삼성, 조선·중앙·동아 등 언론가문과 혼맥 관계


현대가와는 직적접 혼연관계를 형성하지는 않고 있지만 한 다리만 건너뛰면 사돈지간이 된다. 이건희 전 회장의 장인인 홍진기 전 내무장관과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사돈간이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도 노 전 총리와 사돈간이다.

현대가의 혼맥 역시 화려하다. 삼성·LG·강원산업·쌍용 등의 가문과 연결돼 있다. 먼저 1995년 강원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남 의선씨와 정도원 강원산업 회장의 장녀 지선씨가 화촉을 밝힌 것이다.

쌍용가문과도 사돈지간이다. 고 정주영 회장의 장남인 몽필씨의 차녀 유희씨가 김석원 쌍용 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혼례를 올렸다. 지용씨는 유희씨의 할아버지인 정 전 명예회장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남의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금호그룹도 재계를 거미줄 망으로 엮고 있다. 금호그룹이 맺고 있는 재벌가문은 삼성·LG가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가문이 재계의 혼맥을 잇고 있어 금호가도 역시 두 다리 건너 사돈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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