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골을 터뜨리는 스티븐 베르바인(왼쪽)·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지옥 끝에서 탈출했다. 정규시간 90분까지 골 결정력 부재 속에, 한 골차 리드를 내줬던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스티븐 베르바인(25)의 멀티골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30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원정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36점(19경기)을 기록하며 6위 아스날(승점 35점, 20경기)을 제치고 5위로 도약했다.

토트넘은 이날 해리 윙크스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올리버 스킵으로 중원을 구성했다. 이들은 안정된 후방 빌드업과 빠른 볼배급으로 토트넘 공격에 시발점이 됐다. 여기에 왼쪽 윙백인 세르히오 레길론이 왼쪽 측면 돌파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경기 초반부터 수많은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토트넘은 최악의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해리 케인의 헤더가 골대를 맞출 때부터 느낌이 이상하더니, 골키퍼를 제치고도 상대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에 막히기 일쑤였다. 토트넘은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으로 전,후반 90분 동안 무려 20개가 넘는 슈팅을 때렸지만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에 대한 생각이 간절히 날 수밖에 없었다. 빠른 주력과 위치 선정, 날카롭고 정확한 양발 슈팅으로 침착하게 상대 골망을 갈랐던 손흥민이 있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스티븐 베르바인(왼쪽)·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AFPBBNews = News1
그러나 이날만큼은 손흥민을 대신할 해결사가 있었다. 벤치 멤버 베르바인이었다. 후반 34분 왼쪽 윙백 레길론 대신 교체투입된 베르바인은 후반 추가시간 번뜩였다. 후반 96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동점골을 터뜨렸다. 쌓여 있던 골 갈증을 풀어내는 강렬한 득점이었다.

이것만 해도 베르바인의 득점은 충분히 극적이었다. 자신의 몫을 해내고도 남았다. 하지만 베르바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후반 97분 전방 침투를 시도한 베르바인은 케인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를 제쳤고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토트넘의 눈 앞에 놓였던 패배의 그림자가 마지막 1분 동안에 승리로 탈바꿈했다. 이날 킹 파워 스타디움에는 손흥민을 잊게 만드는 '베르바인 극장'이 개봉됐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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