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인 구드욘센.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아이슬란드가 한국에게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스트라이커 스베인 구드욘센(24·IF 엘프스보리)은 아버지 아이두르 구드욘센(44)을 떠올리게 하는 활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아이슬란드는 15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에 위치한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친선경기에서 1-5로 패했다.

아이슬란드는 2016시즌 유럽선수권대회 8강에 진출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도 본선에 진출하며 유럽의 다크호스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세대교체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이 주로 출전해 헐거운 전방압박과 두줄수비로, 한국에게 무더기 골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패배했다.

하지만 원톱 공격수 스베인 구드욘센은 전방에서 타겟맨 역할을 수행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반 11분 전방에서 김진수를 상대로 공을 지켜내고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전개하며 발밑 능력과 시야를 뽐냈다. 마치 스베인 구드욘센의 아버지 아이두르 구드욘센을 떠올리게 했다.

아이두르 구드욘센은 아이슬란드 대표팀의 레전드로서, A매치 88경기에서 26골을 작렬하며 아이슬란드 역사상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두르 구드욘센은 첼시와 바르셀로나 등 유럽의 빅클럽에서도 뛰어난 골결정력으로 맹활약한 스트라이커였다. 2000~2006년 첼시에서 186경기에 출전해 54골, 2006~2009년 바르셀로나에서는 72경기에 나와 10골을 기록한 바 있다.

아이두르 구드욘센. ⓒAFPBBNews = News1
구드욘센 가족은 3대가 모두 스트라이커였다. 그것도 아이슬란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스베인 구드욘센의 할아버지 아르노르 구드욘센(61)도 A매치 73경기에 출전해 14골을 터뜨렸다. 특히 1996년 4월 펼쳐진 아이두르 구드욘센의 A매치 데뷔전 아이슬란드-에스토니아전은 아르노르-아이두르 구드욘센 부자가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역사를 작성했다. 세계 축구 역사상 A매치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한 경기에 나란히 출전한 것은 최초였다.

골잡이의 피가 흐르는 스베인 구드욘센은 한국을 상대로 득점도 신고했다. A매치 9번째 경기에서 데뷔골을 뽑아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지난해 9월 5일 아이슬란드-북마케도니아전에서 동생 안드리 구드욘센(20)이 골을 기록한데 이어, 3대 4명의 가족들이 모두 A매치에서 득점을 터뜨리는 진풍경을 만들었다.

아이슬란드는 최근 기존 대표팀 중심이었던 길피 시구르드손, 콜베인 시그도르손, 아론 군나르손 등이 성범죄를 비롯한 스캔들로 대표팀에서 일제히 이탈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이들을 대체할 새 공격진을 찾고 있는 가운데, 아이슬란드의 레전드 아이두르 구드욘센의 아들 스베인 구드욘센이 한국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산했다. 구드욘센이 위기에 봉착한 아이슬란드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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