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를 수상한 전북 홍정호(왼쪽)와 득점왕을 차지한 제주 주민규.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홍정호(32·전북 현대)가 K리그 역사에서 여섯 번째로 수비수 출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이 7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됐다.

K리그는 지난 5일 전북의 우승으로 대망의 2021 시즌을 마무리했다. 전북과 울산 현대의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고, 마지막 38라운드 경기에서 우승 팀이 결정되는 극적인 시즌이었다. 그 결과 전북이 마지막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5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K리그1 대망의 MVP는 우승 팀 전북의 주장 홍정호가 차지했다. 홍정호는 감독과 주장으로부터 각각 6표, 미디어로부터 56표를 받아 48.98점을 획득했다. 2위 주민규(제주·39.45점)를 약 9.5점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홍정호는 K리그 역사에서 중앙수비수로 MVP 수상자에 이름을 새긴 6번째 선수가 됐다. 박성화(1983), 한문배(1985), 정용환(1991), 홍명보(1992), 김주성(1997) 5명의 선수만이 가지고 있던 기록이다. 홍정호가 24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지난 5일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전북 홍정호. ⓒ스포츠코리아
홍정호는 전북이 리그에서 치른 38경기 중 36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히 팀의 수비진을 든든히 지켰다. 팀이 리그 최소 실점(37골)을 기록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정호는 수비지역 인터셉트 50회(2위), 획득 186회(4위), 클리어 85회(9위), 차단 100회(11위) 등을 기록하며 각종 수비지표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공격에서도 2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팀에 공헌했다. 특히 37라운드 대구전에서 터뜨린 선제골은 전북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홍정호는 MVP 뿐만 아니라 시즌 베스트 일레븐 수비수 부문에도 선정되며 2관왕을 달성했다.

홍정호는 MVP 수상 후 “정말 떨리고 행복한 날이다. 수비수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뽑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떼며 수상 소감을 전달했다. 그는 “4년 전 해외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에 왔을 때 찾아주는 팀이 별로 없었다. 날 믿어준 팀이 전북이라 보답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라며 소속 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전북 팬들이 홈이든 원정이든 항상 많은 자리를 채워주셔서 선수들도 우승할 수 있었다. 다음 시즌에도 많은 승리와 골로 기쁨을 드리겠다”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감독상을 수상한 김상식 감독. ⓒ프로축구연맹
한편 감독상은 전북의 김상식 감독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의 2021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개막 후 두 달 동안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허나 이후 갑작스레 8경기 무승으로 침묵하며 울산에 선두를 내줬다. 지난 5월에는 4위까지 떨어지며 힘든 시기를 보냈고, 김 감독은 팀 위상에 맞지 않는 초보감독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큰 흔들림 없이 시즌을 이어갔다. 그 결과 시즌 막바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천금같은 승리를 얻어내며 뒷심을 발휘했다. 최종 성적 22승 10무 6패, 승점 76점으로 울산 현대를 승점 2점차로 따돌리고 전북의 우승을 일궈냈다. 이 우승으로 김상식 감독은 전북 소속 선수·코치·감독 세 신분으로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인물이 됐다.

김상식 감독은 “얼마나 감독의 무게가 큰 지 새삼 공부하는 한 해였다”라고 올 시즌을 돌아보며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 “타 팀 11분의 감독님들이 나에게 올 한해의 스승”이라며 선배 감독들을 향한 존경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13년째 전북과 함께하고 있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의 무게를 이겨내는 것이 힘들 때가 있었다”라고 덧붙이며 K리그 강팀 감독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오늘(7일)이 18번째 결혼기념일인데 집에 못 갈 것 같다”라며 “상금으로 와이프 백 하나 사들고 가야 안 쫓겨날 것 같다”라며 여유있는 웃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득점왕을 차지한 제주 주민규. ⓒ프로축구연맹
한편 K리그 득점왕에는 제주 유나이티드 주민규가 국내 선수로는 5년 만에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는 34경기서 22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우뚝 섰다. 시즌 베스트 일레븐 공격수 부문에도 선정되며 2관왕을 달성한 주민규는 아쉽게도 MVP는 홍정호에게 자리를 내주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 개인상 수상 내역

전경기-전시간 출전상 : 김영광(성남FC), 조현우(울산 현대)
베스트 포토상 : 김민우(수원 삼성)
도움왕 : 김보경(전북 현대)
득점왕 :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영플레이어상 : 설영우(울산 현대)
베스트11 GK : 조현우
베스트11 DF : 강상우(포항 스틸러스), 불투이스(울산), 이기제(수원 삼성), 홍정호(전북 현대)
베스트11 MF : 바코(울산 현대), 세징야(대구FC), 이동준(울산 현대), 임상협(포항 스틸러스)
베스트11 FW : 라스(수원FC), 주민규
감독상 : 김상식(전북 현대)
MVP : 홍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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