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박항서 감독.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이 2연속 우승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베트남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비샨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20 아세안 축구 연맹(AFF) 스즈키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2017년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돼 4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18 AFF 스즈키컵 우승을 비롯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2019 AFC 아시안컵 8강,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을 일궈내며 일약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베트남 역사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월드컵 최종예선이지만 박항서 감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호주, 사우디, 중국, 오만과 B조에 편성돼 현재 6전 전패로 B조 꼴찌에 그치며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박항서 감독은 좋은 기억이 있는 스즈키컵으로 분위기 반전을 도모한다. 스즈키컵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대회다. 동남아 10개국이 5개 팀씩 2개 조로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위와 2위가 크로스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결정한다. 지난 2018년 대회에서는 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했다.

원래 2년 주기로 짝수해에 펼쳐지는 스즈키컵은 지난해에 열려야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인해 1년 연기돼 올해 펼쳐지게 됐다.

박항서 감독. ⓒAFPBBNews = News1
이날 승리로 베트남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대회 2연패 도전을 향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같은 날 캄보디아를 3-1로 꺾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B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 우승을 거둔 지난 2018년 대회의 첫 상대도 라오스였다. 당시에 3-0 완승으로 출발한 베트남은 이번에도 비슷한 출발을 알렸다.

상대적 우세로 평가받았던 베트남은 시종일관 경기를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갔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라오스를 손쉽게 제압했다.

전반 26분 베트남이 선취골을 가져가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득점의 주인공은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활약해 한국팬들에게 익숙한 응우옌 콩푸엉이었다.

수비 뒷공간을 침투한 응우옌 퐁 홍 주이에게 응우옌 호앙 득의 멋진 로빙패스가 연결됐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한 응우옌 퐁 홍 주이는 욕심내지 않고 크로스를 선택했고 응우옌 콩푸엉이 골문으로 쇄도하며 오른발 슈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추가점은 후반 10분에 터졌다. 호 떤 따이가 우측 측면에서 왼발 크로스로 반대편을 바라봤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대기하던 판반득이 이를 헤더로 연결해 골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후반 30분 상대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으면서 결정적인 쐐기골 찬스를 얻었지만 부 반 따이가 이를 실축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경기는 베트남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은 여유 있는 휴식 이후 오는 12일 같은 장소인 비샨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를 만나 연승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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