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시상대에는 1,2,3등만 설 수 있다. 등수 하나의 차이지만 4등은 아예 주목받진 못한다. 하지만 분명 모두에게 주목하기 힘들고 끊어야할 선이 있기에 3등까지가 그 ‘선’이 된다.

모든 투표와 결과에는 논쟁이 뒤따른다. 모두가 만족하는 투표는 없다.

18일 열린 2021 K리그2 시상식 역시 마찬가지다. 베스트11부터 감독상, MVP 모두 약간의 이견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을 받은 선수들은 어쨌든 승자가 됐고 주목을 받았다.

왼쪽부터 안양 백동규, 김천 조규성, 부천 박창준. ⓒ프로축구연맹
득점왕 : 안병준(부산 아이파크)
도움왕 : 주현우(FC 안양)
베스트11 : 구성윤(김천 상무 GK), 최준(부산), 서영재(대전 하나시티즌), 정승현(김천), 주현우(안양, 이상 DF), 김경중(안양), 김현욱(전남 드래곤즈), 마사, 박진섭(대전, 이상 MF), 조나탄(안양), 안병준(부산, 이상 FW)
감독상 : 김태완(김천)
MVP : 안병준(부산)

웃진 못했지만 주목받아야 할 선수들도 분명히 있다. 각 투표에서 수상자 바로 밑인 사실상 ‘4등’의 득표를 받은 선수들을 주목해본다.

▶수비수 부문 : 백동규(FC 안양)

수비수 부문에서 가장 아쉬웠던 선수는 안양의 백동규다. 백동규는 단 두 경기를 빼곤 사실상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35경기 출전)한 것은 물론 3골을 넣어 세트피스에서 쏠쏠하게 활약했다. 또한 인터셉트에서 수비수 중 전체 2위(81회), 클리어링 9위(105회), 차단 2위(183회), 획득 2위(309회), 블락 8위(19회), 지상 경합 7위(79회), 공중 경합 5위(153회) 등 수비수의 중요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에 위치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유명세로 인해 전체 98명의 미디어 투표 중 고작 16표만 얻는데 그쳤다. 총점 6.88점이었는데 서영재(대전 하나)가 7.15점으로 베스트11 수비수 부문 막차를 탄 것을 감안하면 고작 0.27점차이였다. 현행 투표 제도에서 4명을 뽑는 수비수 부문에는 감독과 주장의 한표가 0.75점이며 미디어 1명의 투표가 0.1점인 것을 생각하면 감독이나 주장의 한표 혹은 미디어 3표차이로 서영재에게 패한 것이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K리그 감독 9명(소속팀 선수는 투표할 수 없음) 중 4명이나 백동규를 택했고, 주장단에서도 3명이나 표를 보냈다는 것. 현장에서 인정한 선수였음을 알 수 있다.

-백동규 총점 6.88점, 수상자 서영재 7.15점
-감독·주장 한표에 0.75점, 미디어 한표에 0.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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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 부문 : 박창준(부천 FC)

부천의 박창준은 분명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음에도 백동규와 마찬가지로 낮은 유명세로 인해 아쉽게 베스트11에 선정되지 못했다. 박창준은 13골을 넣었는데 이는 K리그2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6위까지 한국 선수는 박창준만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분명 국내 선수로써 득점 기록을 세운 것은 의미 있었다.

게다가 박창준의 소속팀은 최하위를 기록한 부천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족한 지원 속에 홀로 고군분투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부천 구단 역사상 박창준은 한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타 포지션에 비해 명확하게 4명의 선수(김경중, 마사, 박진섭, 김현욱)에게 표 쏠림 현상이 심해 5위의 득표(총점 8.21점, 수상자 김현욱 10.42점)에 그쳤다.

차라리 공격수로 분류돼 투표를 받았다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박창준 총점 8.21점, 수상자 김현욱 10.42점
-감독·주장 한표에 0.75점, 미디어 한표에 0.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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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부문 : 조규성(김천 상무)

이번 11월 A매치를 통해 깜짝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은 인지도에 비해 현장에서 인정하는 선수임이 이번 투표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25경기 8골 3도움을 기록했는데 29경기 14골을 넣은 조나탄(안양)보다 감독 득표를 더 많이 받았다(조규성 4표, 조나탄 3표).

조나탄에 비해 6골이나 적게 넣었음에도 현장에서는 골뿐만 아니라 전방에서 활동량, 벌크업을 통한 공중볼 경합과 연계가 장점인 조규성을 높게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늦었던 3월 입대와 올림픽 대표 차출로 6월 다수의 경기를 놓친 것과 9월과 10월,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경기에 빠졌던 것이 조규성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K리그2는 국가대표 경기가 있을 때도 한다는 것이 K리그2 소속인 조규성 입장에서는 좋지 않게 다가온 것. 이때 경기에 나와 활약했다면 더 뚜렷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며 자연스럽게 10골도 넘겨 미디어 득표 등에서도 더 많은 득표가 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규성 총점 14.31점, 수상자 조나탄 19.61점
-감독·주장 한표에 1.5점, 미디어 한표에 0.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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