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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전성우 기자] “축구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의 완쾌를 빕니다”

토트넘 훗스퍼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2시 30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뉴캐슬과의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결승골로 3-2 승리를 거뒀다.

다섯 골을 주고받으며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한 두 팀이었다. 하지만 이 날 경기엔 경기 내용보다 더 긴박한 순간이 있었다.

탕귀 은돔벨레와 해리 케인의 골로 토트넘이 2-1로 앞서던 전반 39분,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토트넘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킥을 준비할 때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토트넘의 수비수 세르히오 레길론이 안드레 마리너 주심에게 다가가 왼쪽 관중석 부분을 가리켰다. 관중석에서 누군가 쓰러져 있는 것을 레길론이 발견한 것.

경기는 곧바로 중단됐고, 구단 의료진은 긴급하게 관중석으로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은 관중은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후 경기는 다시 재개됐다.

다행히 병원으로 실려간 관중은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한 레길론의 행동에 박수가 쏟아졌다.

경기 후 레길론은 BBC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정확히 설명했다. 그는 "팬들이 나를 향해 소리 지르며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자세히 봤더니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며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아 곧바로 주심에게 경기를 멈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승점 3점을 따내는 것은 늘 행복한 일이지만, 오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쓰러진 관중이었다"며 "그가 다시 안정을 찾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중단돼 라커룸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쓰러진 남자를 다시 봤는데 정말 지켜보기 힘든 광경이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팬이 쾌유했으면 좋겠다. 팬이 아픈 것은 언제나 보기 힘겹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레길론 SNS
이후 레길론은 본인 SNS 계정을 통해 주심과 얘기를 나누는 사진을 게시했고, 이와 함께 “축구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쾌유를 빈다”라고 문구를 작성했다. 관중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길론이 빠르게 관중석 상황을 인식하고 주심에게 달려가 상황의 심각성을 알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만약 그대로 상황을 모른 채 경기가 진행됐다면 응급조치가 더 늦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경기 후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레길론에게 토트넘 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이 매체는 “레길론은 전반전에 은돔벨레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리고 관중석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주심에게 보고한 게 바로 레길론이었다”라며 그의 완벽했던 초동 대처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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