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귀중한 이란 원정골을 뽑아내고도 고개를 숙였다. 승리를 지키지 못했단 이유에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2일(한국 시간) 오후 10시 30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비록 승리는 없었지만 한국은 ‘지옥의 테헤란’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2승 2무(승점 8점)가 된 한국은 승점 10점(3승 1무)인 이란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의 선제골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후반 2분 이재성(마인츠)의 후방 스루패스를 아크로부터 다소 먼 거리에서 건네받은 손흥민은 저돌적인 드리블로 골키퍼와 간격을 좁힌 후 바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 이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두고두고 회자될 손흥민의 골이다. 무려 12년 만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터진 한국 선수 골이다. 2009년 박지성 이후 이곳에서 처음으로 손흥민이 골을 기록했다. 동시에 한국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무려 44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한국은 귀중한 손흥민의 골을 지켜내지 못했다. 후반 30분 자한바흐쉬에게 골을 내줬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자한바흐쉬가 머리를 갖다 대 동점골을 기록했다.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손흥민 ⓒ연합뉴스
승리는 놓친 한국이지만 무턱대로 비난하긴 어렵다.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역사가 없다. 이날 경기전 2승5패로 절대 열세였다. 한국이 이란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것은 비교적 잘 막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고도 승리를 하지 못했다며 손흥민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경기 후 “승리를 거두지 못해 주장으로서 죄송하다”며 “선수들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거듭 미안해했다.

이어 “이란이라는 팀이 만만한 팀이 아니고, 특히 홈에서 상당히 강한 팀이다. 이에 어려운 상황들이 벌어졌다. 끝까지 승리를 지키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군분투한 선수들에게 고마워했다. 손흥민은 “위기 뒤에 이를 극복하려는 선수들의 모습들과 노력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손흥민은 앞으로 꾸준한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아직 최종예선이 다 끝나지 않았다. 크게 보면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 언제나 감사한 팬분들의 응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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