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이란 원정 첫 승은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2일(한국 시간) 오후 10시 30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2승 2무(승점 8점)가 된 한국은 승점 10점(3승 1무)인 이란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아쉽게 무승 징크스는 깨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은 결전지인 이란 테헤란에서 1승을 거둔 역사가 없었다. 1974년도에 처음으로 테헤란에서 원정경기를 펼쳤는데, 47년간 전적은 2무5패다. 지긋지긋한 무승 징크스가 손흥민의 선제골로 깨지는 듯싶었지만, 이날도 승리는 없었다.

벤투 감독은 김승규(골키퍼), 이용, 김민재, 정우영, 황인범, 손흥민, 이재성, 황희찬, 홍철, 황의조, 김영권을 선발로 내세웠다.

한국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공격을 했다. 전반 30초 만에 황의조가 박스안 오른쪽 측면에서 이란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 기습적인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옆그물을 흔들었다.

전반 11분 한국은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박스 안 왼쪽에서 공을 소유하던 황인범은 가운데 있는 황의조 앞에 정확하게 공을 공급했다. 하지만 이때 황의조의 헛발 슈팅이 나오면서 기회는 그대로 사라졌다.

이란도 움직였다. 전반 15분 이란의 주장 자한바흐쉬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공은 골대 모서리 살짝 위로 향했다. 한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반 32분 황인범이 오른쪽 모서리 근처에서 먼 골대를 보고 시원한 중거리포 날렸다. 하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43분 한국이 최대 위기에 맞닥뜨렸다. 아즈문-타레미-자한바흐쉬가 3연타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김승규 골커퍼가 이를 모두 막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전반은 양 팀 어느 쪽에서도 공은 터지지 않고 0-0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2분 손흥민이 골을 터트렸다. 이재성의 후방 스루패스를 아크에서 다소 먼 거리에서 건네받은 손흥민은 저돌적인 드리블로 골키퍼와 간격을 좁힌 후 바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 이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두고두고 회자될 손흥민의 골이다. 무려 12년 만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터진 한국 선수 골이다. 2009년 박지성 이후 이곳에서 처음으로 손흥민이 골을 기록했다. 동시에 한국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무려 44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이 골을 지켜내지 못했다. 후반 30분 자한바흐쉬에게 골을 내줬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자한바흐쉬가 머리를 갖다 대 동점골을 기록했다.

앞서 타레미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내주고 에자톨라히에겐 골대를 내주는 등 이란의 공격에 흔들리던 한국은 결국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양 팀 어느 쪽에서도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역사적인 이란 원정승을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지옥의 테헤란’에선 무승부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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