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K리그에서 폼이 좋은 전북현대 센터백 홍정호를 외면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도 피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오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에 나설 27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후 벤투 감독은 KFA 공식 유튜브를 통해 비대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명단에는 골키퍼 김승규 구성윤 조현우 송범근, 수비수에는 김영권 김민재 박지수 권경원 정승현 이용 강상우 김태환 홍철 김진수, 미드필더에는 정우영 백승호 황인범 이재성 이동경 권창훈 손흥민 황희찬 송민규 이동준 나상호가, 공격수에는 황의조와 조규성이 이름을 올렸다.

엔트리엔 수비수만 10명이었다. 그중 중앙 수비수는 5명이었지만 홍정호의 이름은 없었다.

홍정호는 올 시즌 전북의 K리그1 최소 실점(31경기 30실점)을 이끌고 있다. 팀의 ‘짠물 수비’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어 이번 대표팀 예상 엔트리에 언급됐던 선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명단에 홍정호의 이름은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15골로 K리그1 득점 1위인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도 미발탁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홍정호와 주민규 등 K리그에서 최근 경기력이 가장 좋은 자원들을 뽑지 않은 이유를 묻자 입을 닫았다. 그는 “그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 대답을 안 하는 게 낫다”며 단호한 표정과 말투로 말했다.

자신의 축구 철학인 ‘빌드업 축구’를 지적하는 듯한 뉘앙스의 질문에 "최종예선에서 우리가 보여준 (빌드업) 스타일을 믿고 있다"면서 "믿지 않았다면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힘줘 말한 것과 대조됐다. 입맛대로 질문을 골라가며 답을 한 벤투 감독이다.

홍정호 주민규의 미발탁과 함께 주목을 끄는 것이 또 있었다. 이례적으로 골키퍼 포지션에 4명을 뽑은 것이다. 기존 조현우(울산), 김승규(가시와레이솔), 구성윤(김천상무)에 이어 송범근까지 총 4명의 골키퍼가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은 “많은 선수를 선발하면 그만큼 많은 옵션으로 훈련이나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면서 "홈에서 한 경기, 원정에서 한 경기를 치르는데 4명의 골키퍼를 선발하면 원정 시 발생할 변수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경기만 치르는 일정인데, 골키퍼 4명은 필요 이상이란 시선이 여전히 뒤따르고 있다.

벤투호는 내달 7일 시리아와 홈경기, 13일 이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란,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함께 A조에 속한 벤투호는 지난 9월 치른 1, 2차전에서 1승1무를 거뒀다. 현재 이란(승점 6)에 이어 승점 4로 조 2위다. 10월 첫 경기인 시리아를 제압한다면 한국은 이란을 잡고 1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축구는 결과로 말한다지만 소집 명단 발표부터 기류가 좋지 않은 벤투호다. 3,4차전에서 "승점 6점 획득이 목표"라고 말한 벤투 감독의 바람대로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기대반 우려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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